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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승 골프칼럼] (59) 리브(LIV) 골프를 응원한다
뉴스| 2022-07-27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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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 열린 리브골프 첫날.


필자의 지난번 칼럼에서 한국선수들의 리브(LIV)골프 진출을 독려했다. 칼럼을 읽은 독자들의 반응으로 보아 LIV골프에 대한 골퍼들의 관심이 대단히 높고 또 부정적인 의견이 더 많다는 것도 확인되었다. 하지만 필자는 LIV골프에 대한 긍정적인 견해를 밝히려고 한다.

PGA 투어의 설립 배경
미국의 골프계를 이끌고 있는 가장 영향력 있는 단체 3곳은 USGA, PGA(of America), 그리고 PGA투어다. 미국에 골프가 도입되면서 1894년 USGA가 설립되어 아마추어와 프로 골프를 함께 관장했지만 1916년 프로골퍼들이 단합해 PGA를 설립해서 분가했다. PGA는 프로골퍼와 티칭프로들이 회원이었으며 프로 골프가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1960년대에 골프가 TV중계에 등장하면서 중계료로 상상하지 못했던 큰 돈이 들어오기 시작하자 그 돈을 티칭프로들과 함께 나누어 쓰는 체제에 불만을 가진 아놀드 파머 등 유력 프로골퍼들이 1968년 PGA투어라는 단체를 설립하고 플레잉 프로만 회원으로 제한하여 분가해 나갔다. 결국 돈 때문에 분쟁이 생기고 PGA투가 태어났다. PGA는 껍데기만 남았고 알짜 수입은 PGA투어가 독점하면서 PGA투어는 골프 단체 중에서 가장 힘이 있는 조직이 되었다. 가장 큰 돈을 움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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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1차 대회 단체전 우승한 남아공 스팅어팀 [사진=리브골프]


독점의 폐해
PGA투어는 세계 최고 기량의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점점 더 세력을 확장해 나갔고 이제는 아무도 넘볼 수 없는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했다. 모든 선수들의 꿈이 PGA투어 진출이고 모든 아마추어 골퍼들이 PGA투어 대회를 관전하며 만족했다.

PGA투어 이외의 세계를 상상하는 프로골퍼나 팬들도 거의 없었을 만큼 완벽한 독점 체제였다. PGA투어가 프로 골프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는 공은 인정하지만 독점 체제가 장기간 유지되면 결국 독점의 폐해가 생기게 된다. 50년 이상 독점 체제가 유지되는 산업에 경쟁자가 나타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골프의 가치를 높이는 리브 골프
리브 골프의 등장으로 인해 프로 골프세계에 경쟁의 시대가 열렸다. 리브 투어가 정치적인 이유로 출발한다는 비난과 기존의 골프질서를 파괴한다는 비난도 있지만 독점 체제에 도전하는 것 만으로도 응원할 가치가 있다. 독점을 유지하려는 PGA투어의 반응은 과격하지만 더 좋은 조건의 대회로 옮겨가려는 선수들을 막을 수 없었다.

PGA투어도 8개의 대회 상금을 리브 골프만큼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것만 보아도 경쟁의 효과는 즉각적이고 선수들에게 긍정적이다. 리브 골프 덕분에 골프라는 컨텐츠의 가치가 파격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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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골프 2차 대회에 출전한 브룩스 켑카. [사진=리브골프]


골프산업 발전의 역사적 계기
리브 골프가 오래 가지 못하고 없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초기에 투자되고 있는 자금 규모가 2조 6천억원에 달해서 쉽게 중단할 수 없는 상태이다. 리브 골프로 인해 피해를 본 선수나 골프팬이 없고, 한국 골프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닌데 부정적인 견해를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경쟁으로 인해 PGA투어도 새로운 대회 경영 아이디어를 도입해야 하고 상금도 계속 늘려야 한다.

골프팬들은 더 재미있는 대회를 골라서 시청할 수 있고 더 많은 선수들이 부자가 될 것이다. 리브 골프의 공격을 제압하려고 애쓰는 PGA투어와 독점 체제를 깨고 시장에 진입하려는 리브골프의 싸움은 골프 산업 발전에 역사적인 계기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리브 골프를 환영하고 응원하며 지켜본다.

* 골프 대디였던 필자는 미국 유학을 거쳐 골프 역사가, 대한골프협회의 국제심판, 선수 후원자, 대학 교수 등을 경험했다. 골프 역사서를 2권 저술했고 “박노승의 골프 타임리프” 라는 칼럼을 73회 동안 인기리에 연재 한 바 있으며 현재 시즌2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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