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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골프 수장이 오거스타 내셔널 회원권을..왜?
뉴스| 2023-07-13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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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국부펀드의 야시르 알 루마얀 총재. [사진=골프 사우디]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12일(한국시간) 미국 상원에서 열린 청문회를 통해 PGA투어와 LIV골프의 합병 과정에 대한 세부 내용이 드러났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사우디 국부펀드(PIF)의 수장인 야시르 알 루마얀 총재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회원권을 요구했다는 점이다.

루마얀 총재는 프리미어리그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회장이자 사우디의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의 회장이기도 하다. 무엇 하나 부러울 게 없는 인물이 오거스타 내셔널의 회원권을 원하는 이유는 뭘까?

‘명인열전’ 마스터스를 개최하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세계에서 가장 배타적인 클럽으로 유명하며 미국을 움직이는 소수의 백인들이 이끌어가고 있다. 여성 회원을 받아들인 게 불과 11년 전인 2012년이다.

1932년 보비 존스와 클리포드 로버츠가 세운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인근의 작은 마을인 오거스타에 위치한다. 4계절이 뚜렷해 겨울엔 골프를 즐길 수 없다. 그래도 미국의 내로라 하는 저명 인사들이 회원이 되기 위해 오랜 시간 대기하며 허락을 기다린다. 세계 최고의 거부인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조차 수년을 기다린 끝에 회원의 상징인 그린재킷을 입을 수 있었다.

알려진 유명 회원은 워렌 버핏과 잭 웰치, 조지 슐츠, 콘돌리자 라이스, 샘 넌, 피트 쿠어스, 페이튼 매닝, 린 스완 등 재계와 정계, 스포츠계의 유명 인사들이 포함되어 있다. 선수출신 회원은 아놀드 파머와 잭 니클러스 2명 뿐이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는 아직 회원이 되지 못했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과거 회원인 아이젠하워를 미국 대통령으로 만들 정도로 위세가 대단했다. 아이젠하워는 재임기간중 오거스타 내셔널을 29번이나 방문했다. 오거스타 내셔널의 회원들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영향력 있는 사람들 중 일부라고 널리 여겨진다.

하지만 회원권 가격은 명성에 비해 그리 비싸지 않다. 회원에 가입할 때 내야 하는 입회비가 4만~20만 달러 사이로 추정되며 연회비가 7000~1만 달러로 알려져 있다. 대신 회원이 되면 하룻 밤에 100달러를 내고 골프장 내 캐빈에서 숙박이 가능할 정도로 다른 비용은 저렴하다.

회원이 되는 과정은 대단히 까다롭다. 전체 회원수는 300명인데 결원이 생겨야 가입이 가능하다. 회원 추천이 있어야 하나 결국은 골프장 측이 최종적으로 회원 가입을 결정한다. 회원이 되면 1934년부터 매년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개최하고 있는 18홀 골프 코스를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클럽 하우스와 테니스 코트, 수영장 등 부대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

사우디 국부펀드의 야시르 알 루마얀 총재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회원 자격을 요구한 이유는 미국의 핵심 사회로 들어가길 원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PGA투어의 위세가 아무리 막강하다고 해도 쉽게 들어줄 수 없는 요구사항이다. 앵글로 색슨에 기독교인들로 구성된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이슬람 교도를 회원으로 받아들이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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