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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 슬럼버스 CEO “사우디 국부펀드 투자 받아들일 것”
뉴스| 2023-07-20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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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슬럼버스 R&A CEO. [사진=R&A]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디오픈을 개최하는 영국왕실골프협회(R&A)의 CEO인 마틴 슬럼버스가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R&A에 투자한다면 파트너로 받아들일 것”이라는 파격적인 발언을 했다.

슬럼버스 CEO는 20일(한국시간) 디오픈 개막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난 아주 개방적인 사람이다. 사우디 국부펀드와 함께 일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지난 일년간 세상이 많이 변했다. 골프 뿐이 아니다. 프로축구와 F1, 그리고 크리켓에서 이미 그런 변화가 시작됐다. 테니스도 멀지 않았다. 우리는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옵션에 대해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R&A는 현재 재정적인 압박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사우디 국부펀드에 투자 제안을 한 것으로 보인다. R&A는 올해 디오픈 상금을 1640만 달러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 해 상금에 비해 18%나 증액된 금액이다. 다른 메이저 대회들이 상금을 올리자 보조를 맞춘 것이다. 올해 마스터스의 총상금은 1800만 달러, US오픈은 2000만 달러, PGA챔피언십은 1750만 달러였다.

슬럼버스 CEO는 “앞으로도 디오픈의 상금 균형을 계속 맞춰나가야 하고 남녀노소 모두가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골프를 홍보해야 한다. 또한 엘리트 아마추어 골퍼들을 육성해 프로무대로 보내야 한다”며 “골프 게임의 장기적인 재정적 안정성을 위해 사우디 국부펀드를 재정적인 투자 파트너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우디 국부펀드는 이미 지난 달 PGA투어, DP월드투어와의 합병에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이를 진행중인데 PGA투어 역시 재정적인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우디 국부펀드와 손을 잡았다. LIV골프와의 막대한 소송비용과 대회상금 증액과 인센티브 적용 등으로 PGA투어의 재정에 빨간 불이 켜지자 어쩔 수 없이 사우디 국부펀드와 손을 잡은 것이다.

결국 막대한 오일 머니를 앞세운 사우디 아라비아의 파상 공세에 스포츠 워싱을 넘어서 지구촌 프로스포츠계에 엄청난 지각 변동을 가져오고 있다. R&A의 주 수입은 디오픈 개최로 창출된 수익이 상당 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돈으로 디오픈의 상금을 마련하고 협회 운영비로 사용하고 있다. 사우디 국부펀드의 오일 머니에 골프 종가(宗家)도 흔들리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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