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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K 1실점’ 커쇼, 체이스필드 악몽 지웠다
뉴스| 2014-08-28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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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16승째를 따낸 클레이튼 커쇼



[헤럴드스포츠=김중겸 기자] 지난 5월 18일(한국시간). 커쇼에게는 너무나도 낯선 하루였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한 커쇼는 1.2이닝 7실점이라는 최악의 투구로 시즌 첫 패를 당했다.

커쇼가 2이닝을 채 버티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온 건 그날이 메이저리그 데뷔 후 두 번째였다. 7실점을 허용한 2회 데뷔 후 처음으로 한 이닝에만 3개의 3루타를 허용했는데, 지난해 커쇼가 236이닝을 던지며 허용한 3루타가 3개였다. 애리조나는 당시 경기에서 1998년 팀 창단 후 최다 득점인 18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커쇼의 체이스필드 악몽은 당일 경기만이 아니었다. 그는 체이스필드에서 등판한 최근 5경기에서 5패 평균자책점 6.18을 기록하고 있었다.

이날도 전체적인 컨디션은 좋지 못했다. 경기 시작과 함께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하는등 5회까지 2회를 제외한 모든 이닝에서 선두타자 출루를 허용했다. 특히 변화구 제구가 말을 듣지 않으며 정타 허용 빈도가 평소보다 높게 형성됐다.

하지만 체이스필드에서의 5전 6기에 나선 커쇼는 그냥 물러나지 않았다. 주자를 내보낸 상황에서 더욱 집중력을 발휘하며 득점권 상황에서 상대 타선을 11타수 2피안타로 틀어막았다. 5회까지 잡아낸 5개의 삼진 중 4개를 주자가 누상에 위치한 상황에서 잡아냈으며, 올 시즌 22번째 경기, 156이닝 만에 처음 맞이한 4회 1사 만루 위기에서는 두 타자를 연속해서 뜬공으로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5회 선두 타자 3루타를 허용했으나 후속 세 타자를 삼진 두 개를 곁들이며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장면은 이날 투구의 백미였다. 4회 허용한 1실점은 반 슬라이크의 송구 실책으로 인한 비자책점 이었다.

경기 중반까지 이어진 컨디션 난조를 슬기롭게 극복한 커쇼는 6회부터 8회까지 3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이날 등판을 마무리했다. 7회에는 이제야 몸이 풀렸다는 듯 세 타자 모두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커쇼는 최근 14경기 연속 7이닝 이상을 소화하고 있다.

커쇼가 체이스필드와의 악연을 끊어내는 사이 다저스 타선은 3회 켐프의 2타점 2루타와 반 슬라이크의 솔로 홈런으로 커쇼의 어깨에 힘을 실어줬다. 8이닝 1실점 10탈삼진 비자책 승리. 평균자책점을 1.73까지 낮췄으며, 올 시즌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 중 처음으로 16승째를 따내며 다승 단독 선두에도 올라섰다. 탈삼진 10개를 보태 시즌 194개째 삼진을 기록한 커쇼는 최근 부진에 빠진 조니 쿠에토와의 격차를 5개로 좁히며 사이영상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는 모습이다. 커쇼가 체이스필드에서 거둔 마지막 승리는 2011년 7월 16일. 약 3년 만이자 6번째 등판 만에 끊어낸 애리조나 사막과의 악연은, 커쇼에게 인고의 시간만큼이나 달콤한 승리로 다가오게 됐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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