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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틀리프, 모비스 우승을 위한 '마스터 키'
뉴스| 2014-12-31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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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길렌워터(오리온스)의 수비를 뿌리치고 슛을 시도하는 라틀리프(모비스).

이쯤되면 우승을 위한 '마스터 키'라 할 만하다.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의 '기둥' 리카르도 라틀리프 얘기다.

라틀리프는 31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와의 4라운드 맞대결에서 28득점 12리바운드로 맹활약하며 팀의 86-79 승리를 이끌었다. 모비스는 파죽의 5연승을 내달리며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올시즌 나머지 9개 구단 중 유일하게 열세이던 오리온스와의 상대전적도 2승 2패로 균형을 맞췄다. 오리온스는 3연승이 좌절됨과 동시에 홈 7연패에 빠졌다.

이날 경기의 주도권은 라틀리프의 출전 여부에 따라 왔다갔다했다. 1쿼터 아이라 클라크를 선발로 낸 모비스는 찰스 가르시아-장재석 트윈타워를 막지 못해 리드를 내줬다. 오리온스는 최근 화두가 된 모비스의 2-3지역방어를 골밑 장악과 이승현 전정규의 외곽포로 무너뜨렸다. 모비스의 존 디펜스에 고전하는 팀들이 주목할 만한 부분이었다.

22-15로 7점차 뒤진 모비스는 2쿼터 라틀리프를 출전시켰다. 오리온스는 동시에 가르시아를 빼고 트로이 길렌워터를 투입했는데, 이는 곧바로 모비스의 추격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라틀리프는 2쿼터에만 파울 3개를 범하며 코트에서 떠났고, 오리온스는 전반에만 11점을 몰아친 장재석과 한호빈의 2쿼터 막판 연속 득점으로 43-34, 9점차로 리드폭을 더 벌렸다.

절치부심한 라틀리프는 3쿼터부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시작했다. 3쿼터에만 10득점을 몰아치며 54-53 팀의 역전을 이끌었다. 모비스는 골밑에서 중심이 잡히자 송창용과 박구영 등 외곽 자원들도 살아나는 효과를 봤다. 한호빈의 타이트한 수비에 막혀 전반 무득점에 그쳤던 양동근도 3쿼터 7득점을 기록하며 공세에 나섰고, 모비스는 62-57로 3쿼터를 마쳤다.

4쿼터 초반 오리온스의 추격도 라틀리프의 부재 속 이뤄졌다. 종료 7분전 라틀리프가 파울 트러블에 걸려 코트를 다시 비운 것. 오리온스는 기다렸다는 듯 66-68까지 쫓아가는 데 성공했다. 모비스는 결국 종료 4분전 다시 라틀리프를 내며 승부수를 띄웠다. 그리고 25세의 어린 선수 라틀리프는 침착하게 승리를 가져왔다. 문태영과의 투맨 게임과 백도어 플레이로 발이 느린 길렌워터를 압도하며 4쿼터에도 10득점을 해냈다. 당황한 길렌워터는 종료 2분 전 U-1파울을 범하며 팀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고, 80-72까지 달아난 모비스는 종료 34초전 문태영이 쐐기 득점을 성공시키며 승리를 가져왔다.

길렌워터 역시 제몫은 다했다. 4쿼터에만 10점을 몰아넣는 등 이날 23득점을 해줬다. 하지만 리바운드를 단 2개 잡아내는 데 그쳤다. 반면 라틀리프는 12개. 이중 공격 리바운드만 6개다. '골밑을 지배하는 자가 게임을 지배한다'는 절대불변의 격언을 몸소 증명해낸 셈이다. 이날 경기는 결국 모비스를 넘기 위해서는 라틀리프가 지키는 골밑을 깨야 한다는 걸 보여준 동시에, 여전히 포스트에서 겉도는 길렌워터는 오리온스의 숙제임을 드러낸 한판이었다.

유재학 감독은 "오늘까지 창원 LG, 서울 SK, 오리온스와 중요한 3연전을 치렀는데 잘 풀려서 기쁘다"며 "오리온스에 약하다고들 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자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라틀리프의 활약에 대해서는 "플레이오프를 생각하면 (라틀리프의 유무에 따라 생기는 경기력의 차이가)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다"며 "클라크의 경기력이 올라와야 한다. 최근 계속 선발로 클라크를 내는 것도 자신감을 찾아주기 위한 것"이라고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창원에서는 인천 전자랜드가 44득점을 합작한 리카르도 포웰-정영삼 콤비의 활약을 등에 업고 LG에 82-72로 낙승했다. 정영삼은 이날 3점슛 4개를 터뜨리며 절정의 슛 감각을 선보였다. LG는 동부전 승리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시즌 20패째를 당했다. [헤럴드스포츠=나혜인 기자]

■ 31일 프로농구 결과

고양 오리온스(17승 14패) 79-86 울산 모비스(25승 6패)

창원 LG(12승 20패) 72-82 인천 전자랜드(15승 16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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