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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선발아 앙영!' 롯데 이상화에게 남은 과제
뉴스| 2015-03-13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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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5선발 후보로 주목받는 이상화.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구력을 무기로 하는 선수의 제구력이 흔들렸다. 연습경기에서 보여줬던 호투에는 분명 미치지 못한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시즌과 확실히 달라졌다는 점은 그의 2015년을 기대하기에 충분했다. 롯데 자이언츠 5선발 후보 이상화의 이야기다.

주인을 잃은 롯데의 4·5선발. 그 주인을 찾기 위한 롯데 이종운 감독의 실험은 스프링캠프 내내 계속됐다. 이상화는 홍성민과 더불어 그 실험의 최대 성과로 꼽힌다. 이종운 감독은 "한 번 후보를 정하면 꾸준히 기회를 줄 예정"이라며 결정에 신중을 기하고 있기에 아직 주인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 하지만 네 차례 시범경기 롯데의 선발이 홍성민-조쉬 린드블럼-브룩스 레일리-이상화로 꾸려진 걸 감안할 때 이상화가 다른 후보들보다 앞서있는 건 확실하다.

스프링캠프에서 이상화의 호투는 눈부셨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치른 1차 스프링캠프 마지막 평가전에서 2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친 것을 시작으로 3경기 8⅔이닝 5피안타 1실점 7탈삼진 무사사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평균자책점은 1.04로 '짠물 피칭'을 선보였다. 특히 2월 24일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 2군과의 경기에선 3이닝 퍼펙트 투구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복이 있었다. 2월 28일 송승준과 맞붙었던 청백전에선 3이닝 동안 8피안타 5실점으로 부진했다. 손아섭, 최준석 등 팀 내 핵심 타자들을 상대하지 않았던 걸 감안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지난 세 번의 등판에서 합격점을 받았던 걸 감안하면 아쉬움은 더욱 짙어진다.

이상화는 2014시즌에도 구멍 난 선발 로테이션을 메우기 위한 대안으로 꼽혔다. 네 번의 선발등판 기회를 얻었지만 결과는 나빴다. 4경기에서 16이닝만을 소화하며 16자책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9.00, 피안타율은 0.348에 달했으며 이닝 당 투구수는 19.63개였다. 2013년 선발투수로 나선 두 경기에서 10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하며 1승 1패의 성적을 거뒀을 때와는 딴판이었다.

2014시즌 이상화에겐 타순이 한 바퀴 돌았을 때 난타당하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이는 절반만 맞는 얘기다. 이상화의 1회 평균자책점은 11.25로 매우 높았다. 첫 단추부터 상당히 잘못 꿰는 셈이다. 2~3회 평균자책점 4.70으로 안정을 찾는 듯 했지만 이미지 그대로 4회 이후 평균자책점은 14.54였다. 낙제점과 다름없었다. 제구력이 좋아 볼넷이 적다는 장점은 피안타가 많다는 단점으로 상쇄되기에 충분했다.

이런 이상화는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이상화는 12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시범경기 kt wiz전에 선발로 나서 5이닝 5피안타 3탈삼진 2자책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5이닝 동안 66구만을 던지는 효율적 피칭으로 이닝 당 투구수를 전년대비 6.43개 줄였다. 하나의 볼넷도 허용하지 않았으며 5개의 피안타만을 허용했다. 지난 시즌 5이닝 이상 던진 게 단 한 번 뿐이었기에 고무적인 요소다.

다만 단 두 번의 연속 안타로 두 점을 내줬다는 사실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특히 1회, 공이 가운데로 몰리며 연속안타로 실점을 허용했다는 건 여전히 1회에 약하다는 의미다. 막내 kt의 1.5군급 전력을 상대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면 더 강한 타선을 상대해야 하는 1군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경남고등학교 시절 3년 간 이종운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고교 최대어로 꼽히던 이상화. 올 시즌 다시 은사와 재회한 이상화는 그때에 이어 다시 한 번 이종운 감독을 방긋 웃게 만들 수 있을까? '안녕'을 재미있게 발음한 데서 유래된 '앙영'은 이제 팬들 사이 공인된 이상화의 별명이다. 이번 시즌 이상화가 5선발과 그야말로 '앙영'할지 궁금하다. [헤럴드스포츠=최익래 기자 @irchoi_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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