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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첫 세계시각장애인대회 D-6] 종목 파헤치기 (4) - 유도
뉴스| 2015-05-04 11:55
유도는 시각장애인 선수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종목 중 하나다. 1988년 서울 패럴림픽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 패럴림픽의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으며, 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IBSA World Games)의 정식종목이기도 하다. 여성선수들의 유도경기는 2004년 아테네 패럴림픽에서 처음 선보였다. 유도는 등급을 통합하여 진행되며, 체급에 따라 세부적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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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유도국가대표 이정민(하얀 도복)의 연습장면.

시각장애인 유도, 어떤 종목인가

시각장애인 유도는 대인을 상대로 메치기, 누르기, 조르기, 꺾기 등의 기술로 승패를 겨루는 투기 종목이다. 경기운영방식은 비장애인 경기와 동일하지만 도복을 잡은 상태에서 경기를 시작한다는 점이 다르다.

경기장의 크기는 최소 14m X 14m, 최대 16m X 16m이다. 매트는 국제유도연맹에서 공인된 제품으로 녹색의 다다미 또는 이와 유사한 재질로 만들어져 탄력 있는 마루 등의 위에 설치되어야 한다.

경기장은 장내와 장외 두 지역으로 나뉘며, 1m 폭의 적색 위험지대로 구분된다. 장내의 넓이는 최소 8m X 8m, 최대 10m X 10m이며, 장내에는 위험지대까지 포함된다. 장외는 4m 폭의 안전지대를 말한다.

백색테이프를 경기장 중앙에서 1m 떨어진 곳에 부착해, 주심의 오른쪽에 청색, 왼쪽에 백색을 표시한다. 이 표시를 선수는 경기를 시작하고 종료하는 위치로 활용한다. 또한 경기장과 선수가 부딪칠 수 있는 장애물 사이는 1m 거리가 확보돼야 한다.

등급은 B1(전맹)과 B2/B3(약시)로 나뉘지만 모든 등급의 선수가 체급별로 동일하게 경기를 치른다. 남자부는 ?60kg, -66kg, -73kg, -81kg, -90kg, -100kg, +100kg, 여자부는 ?48kg, -52kg, -57kg, -63kg, -70kg, -78kg, +78kg으로 체급이 나뉜다.

팀 경기의 경우 최다승을 거둔 팀이, 승수가 같은 경우에는 더 많은 점수를 획득한 팀이 우승한다. 동률인 상황에서는 동등한 경기를 한 선수가 재경기를 펼친다.

세계무대에서 인정받은 한국 시각장애인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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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유도국가대표팀 선수들과 이용덕 감독이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시각장애인 유도는 2003년 제2회 몬트리올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다. 이 종목에서 강세를 보이는 나라는 우즈베키스탄, 러시아다.

한국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작년 헝가리에서 개최된 세계시각장애인유도선수권에서 남자부의 이정민이 금메달, 최광근과 이민재가 각각 은메달을 따냈다. 여자부에서도 서하나가 금메달, 진송이가 동메달을 목에 걸어 한국 시각장애인 유도가 강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인 남자 유도대표팀의 최광근(27)은 2010 세계시각장애인유도선수권과 광저우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2012 런던장애인올림픽 결승에서는 마일스 포터(미국)를 상대로 45초 만에 허리후리기 한판승을 거두며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시각장애 2급인 이정민은 지난해 전국실업유도 최강전에서 한국 유도의 ‘간판스타’ 왕기춘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때까지 줄곧 비장애 선수들과 겨뤘지만 경쟁에서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는 노선을 수정했다. 지난해 11월 장애인 유도로 전향한 것이다. 이후 곧바로 태극마크를 달은 그는 올해 2월 헝가리 시작장애인 유도오픈 남자 81kg급에서 정상을 차지하며 보란 듯이 시각장애인 유도를 평정했다.

2016 리우장애인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삼은 이정민의 꿈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리우에 가기 위한 랭킹 포인트가 주어지는 이번 대회에서 메달 입상권에 들 것이 확실시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정민은 이변이 없는 한 금메달을 목에 걸 가능성이 크다.

쉴 틈 없는 훈련으로 상위성적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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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유도국가대표팀의 이용덕 감독.

이번 대회 한국 남자 유도팀은 최광근, 박종석, 이정민, 박준원, 이민재, 윤상민, 그리고 여자 유도팀은 서하나, 박하영, 진송이가 출전한다. 이들 중 대부분이 중도 실명자로 시각장애인이 되기 전 유도선수로 활동했다.

용인대학교 등에서 훈련을 진행하는 이들의 하루는 쉴 틈이 없다. 오전 6시 30분부터 7시 20분까지 러닝 등 기초체력 훈련, 10시 30분부터 12시까지 웨이트 트레이닝 등 근력훈련,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유도기술 등 훈련, 6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루프타기 훈련 등 강행군의 연속이다.

상위에 입상하면 2016리우장애인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위한 랭킹 포인트가 주어지기 때문에 각오가 남다르다.

남녀대표팀을 지휘하는 이용덕 감독은 “하루하루가 힘든 훈련의 연속이지만 선수들이 잘 따라와 주고 있다. 요즘은 용인대학교 선수들과 같이 훈련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그는 “유도 선수들은 신체접촉이 많은 훈련을 하게 된다. 그렇다 보니 부상자가 생기는 상황이 발생한다. 부상자들이 훈련에 참가하지 못하면 합동훈련을 하지 못하게 되는데 이런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 열리는 리우 장애인올림픽 출전이 확정된 선수들도 있지만, 이번 대회에서 상위성적으로 입상을 하게 되면 랭킹 포인트를 획득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들도 있다”면서 “부족한 점이 많지만 남은 기간에 실력을 가다듬어 좋은 결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2015서울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 유도 종목은 오는 5월 13일부터 16일까지 나흘간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다. [헤럴드스포츠=유태원 기자 @Linsanity_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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