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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와 성(性)] 발기부전 수술에서도 어프로치가 중요
뉴스| 2015-05-06 07:12
아무리 비거리가 많이 나와도 마지막 어프로치를 망치면 아무 의미가 없다. 축구에서도 일본 대표팀이 많이 듣는 조롱이 "패스만 잘하지 골을 못 넣는다"는 말이다. 그만큼 스포츠의 세계에서 마지막 골대나 홀을 향한 접근법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중년의 골퍼들에게서 가장 고민되는 성기능 장애는 아무래도 발기부전일 것이다. 1998년 비아그라가 나온 이후부터는 중년층의 발기부전 치료가 훨씬 더 수월해졌지만 여전히 약물 치료에 호전이 없는 사람들에게 발기부전 수술은 큰 의미를 갖는다. 그중 음경에 임플란트를 삽입하는 발기부전 임플란트 수술은 심한 발기부전 환자에게서 가장 효과적인 수술법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는 몸에 인공적인 임플란트를 넣는다는 발상이 다소 거부감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필자가 얼마 전 미국을 다녀왔을 때 놀랐던 점이 있다. 아직 발기부전 임플란트 수술이 일반화되지 못한 우리 나라에 비해, 미국에서는 많은 중년의 남성들이 젊을 때의 성기능을 찾기 위해 임플란트를 삽입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미지중앙

어프로치 샷.

재미있는 것은 똑같은 임플란트 수술이라도 접근법이 전혀 다르다는 점이다. 같은 코스에서도 플레이어의 성향에 따라 공략법과 어프로치는 천차만별이다. 마찬가지의 논리이다. 수술의 큰 줄기와 원칙은 바뀌지 않으나, 어떤 방식으로 임플란트를 삽입할지는 집도의의 경험과 선호도에 따라 다르다.

임플란트 접근법을 이해하려면 우선 어느 부위에 임플란트를 삽입하는지부터 이해해야 한다. 음경에는 좌우 양쪽에 피가 차서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음경 해면체라는 조직이 있다. 발기부전은 이 해면체의 혈관 조직이 기능을 상실해서 제대로 부풀어 오르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따라서 기능이 떨어진 해면체를 대신하는 실리콘 주머니를 넣어주는 것이 임플란트 수술의 핵심이다. 이 실리콘 주머니에 생리식염수가 들어갔다 나왔다 하면서 발기가 되는데, 이 생리 식염수를 저장해주는 저장고는 뱃속의 방광 옆에 위치하게 된다. 그리고 식염수를 공급해 주는 펌프를 고환 옆에 삽입한다. 실리콘 주머니, 저장고, 펌프의 세 부품으로 이루어졌다 해서, 음경 임플란트를 "세 조각 보형물"이라고도 한다.

수술을 위한 접근에는 세 가지의 방법이 있다. 가장 전통적인 방법은 음경 뿌리 접근법(penoscrotal approach)이다. 음경 뿌리와 고환 사이에 작은 절개를 가해서, 뿌리에서 끝 쪽으로 임플란트를 삽입하는 방법이다. 세 조각의 중간 위치에 절개를 가하므로 수술 방법이 비교적 쉽고 또 가장 많이 검증된 방법이라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방광 옆에 저장고를 위치시키는 과정에 많은 숙련을 요한다는 단점이 있다.

두 번째 방법으로는 치골하 접근법(infrapubic approach)가 있다. 치골 위쪽에 절개를 가해 방광 옆의 공간을 직접 보면서 삽입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방광 옆 저장고의 삽입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세 번째로는 포경수술식 접근법(subcoronal approach)이다. 과거 포경수술한 흉터를 그대로 절개한 다음, 마치 박피하듯이 음경의 피부를 벗겨내어 수술하는 방법이다. 기존 흉터를 이용하므로 미용적으로 우수하고, 박피하는 과정에서 일정 정도의 길이 연장 효과가 있으며, 절개창과 보형물의 거리가 떨어져 있어 상처 회복에 좋다는 장점이 있다.

세 가지 수술법 모두 이처럼 각자의 장단점을 명확히 갖고 있다. 그러나 수술법의 선택은 단순하지가 않다. 환자의 신체적 특성과 과거 수술력에 따라 선택이 갈린다. 따라서 전문의에게 세 가지 수술법에 대해 자세히 상담한 다음 수술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접근법이든 간에 안전한 임플란트의 삽입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어떻게 그린에 어프로치하든 간에 결국 목적은 홀에 볼을 집어 넣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준석(비뇨기과 전문의)

*'글쓰는 의사'로 알려진 이준석은 축구 칼럼리스트이자, 비뇨기과 전문의이다. 다수의 스포츠 관련 단행본을 저술했는데 이중 《킥 더 무비》는 '네이버 오늘의 책'에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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