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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로이스터와 닮아있는 롯데 모토니시 코치
뉴스| 2015-06-3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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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퓨처스 팀 모토니시 타격코치

롯데 자이언츠 퓨처스 팀이 심상치 않다. 팀 타율 4위(0.317), 팀 홈런 5위(62개)다. 롯데의 팀 타율 4위는 고무적이다. 지난 5시즌 동안 5위(2010시즌, 0.267)-7위(2011시즌, 0.265)-8위(2012시즌, 0.260)-10위(2013시즌, 0.248)-11위(2014시즌, 0.268)를 전전하던 롯데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퓨처스 팀에는 쓸만한 야수가 없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이는 자연히 팀 성적 상승으로 이어진다. 롯데는 승률 0.609로 상무 야구단에 이어 남부리그 2위다. 1군 선수들이 병역문제를 해결하러 오는 상무 야구단 바로 아래 순위다. 지난 2년, 여섯 개 팀 중 5위에서 벗어나본 적이 없던 롯데다. 기록이 증명하듯 롯데 퓨처스 팀은 달라졌다.

이뿐만 아니다. 1군에 올라간 손용석은 백업 내야수로서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으며, 이우민은 1,139일 만에 홈런을 쳤다. 그것도 사직구장 가장 깊은 코스로 향하는 타구를 만들어내면서 말이다. 도대체 어떤 비결이 숨어있을까? 이번 시즌부터 롯데 퓨처스 팀 타격코치를 맡고 있는 모토니시 아츠히로 코치를 만나봤다.

-퓨처스 팀 타격지표가 굉장히 좋다. 근 5년을 거슬러도 롯데 퓨처스 팀이 이렇게 잘한 적이 없었는데.
가장 중요한 건 오히려 간단하다. 선수들 사이 '코치가 시키니까 한다'는 분위기를 안 만든 거죠. 누구나 항상 자발적으로 나선다. 또 다른 부분은, 선수들이랑 항상 이야기를 하면서 '이 선수에겐 어떤 방식이 맞을지'에 대해 고민한다. 아직 1군 선수들이 아니다보니 '스타일'을 찾아주려고 초점을 맞췄다.

-퓨처스 팀 선수들이 1군에만 올라가면 모토니시 코치 예찬을 한다. 특히 정신적인 부분에 영향을 끼친 것 같다.
항상 얘기하지만, 긍정적 사고를 가질 수 있게끔 해준다. 정신적인 부분에서는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술적인 부분은 노하우라 공개하기 힘들다. (웃음) 하지만 앞서 얘기한 것처럼 하나의 정도(定道)는 없다. 다만 선수 개인에게 맞는 스타일이 존재할 뿐이다. 그 스타일을 연구하고 선수들에게 제안하는 게 코치의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맞는 스타일을 찾으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김문호, 손용석, 이우민 등. 모토니시 코치의 히트작이 많다. 지금 퓨처스 팀 선수 중에 기대를 갖는 선수가 있다면 두어 명만 뽑아달라.
두어 명? 그걸로 되겠는가? (웃음) 모두가 장차 롯데 1군에서 볼 선수들이다. 나중에 활약할 수 있는 준비 단계에 있을 뿐이다. 그 중에서도 굳이 꼽자면, 전병우(내야수)-강동수(내야수)-김재유(외야수)를 꼽고 싶다. 그 세 명은 틀림없다.

-퓨처스 팀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는 허일 선수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다. (허일은 이번 시즌 15경기에서 타율 0.368 3홈런 9타점을 기록 중이다.)
정확하다. 배팅만으로 놓고 보면 허일이 1군에 가장 근접해있다. 그의 배팅은 최고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셋은 공·수·주에서 모두 최고다. 허일의 수비, 주루 능력을 키우기 위해 퓨처스 팀 코치들이 노력 중이다.

-반대로 1군에 올라갔던 선수들이 다시 퓨처스 팀에 내려오면 아쉬울 것 같다.
물론이다. 하지만 내색할 수 없다. 그럴 때마다 선수들에게 "네가 언제부터 1군 주전이었다고 실망하는가. 단지 경험을 위해 올라갔던 것뿐이다. 이제 다시 퓨처스 팀에서 담금질 하면 곧 다시 기회가 생길 것이다"라며 독려해준다.

-작년엔 주루, 올해는 타격코치다. 일본에서는 주로 어떤 역할을 수행했나?
내·외야 수비코치부터 주루코치, 타격코치까지. 요즘 멀티 플레이어 얘기하지 않는가? 내가 멀티 코치다.

-1군 선수와 퓨처스 팀 선수를 지도할 때 방침에서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
1군과 퓨처스 팀의 차이보다 내 역할의 차이가 있다. 작년엔 주루코치였고, 올해는 타격코치기 때문이다. 둘은 전혀 다른 분야라 직접 비교가 힘들다. 1군 선수를 지도할 때 내 최고의 목표는 '이 선수들이 얼마나 열심히 할 수 있는가?'하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반면 퓨처스 팀은 경기를 해나가면서 '선수들이 성장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좋은 이야기다.
내 지도방침은 '그날 경기에서 나온 미스 플레이를 확실히 반성하고, 어떻게 하면 이러지 않을까' 하는 해답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다음날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연습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어떻게 보면 과제를 내주는 것이다.

내 지도방침을 물었는데, 딱 하나다. 타석에 들어선 타자를 도울 수 있는 건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결국 선수들이 혼자 해결해야 한다. 코치는 그 전까지만 도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를 능동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야구 외적인 이야기를 해보자. 이제 2년차니까 어느 정도 음식이나 이런 건 적응됐을 것 같다. 좋아하는 음식은? 못 먹는 음식은?
제일 좋아하는 건 냉면이다. 냉면 맛있다. 근데 수육을 못 먹는다. 수육을 먹고 한 번 체해서 식중독 증상을 일으켰다. 그 후 조금은 힘들다.

-많은 팬들이 모토니시 매직을 이야기 하며 연임을 기대한다.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정말 놀라며) 정말인가? 정말 팬들이 그렇게 이야기 하는가?

-그렇다.
우선 정말 감사하다. 퓨처스 팀 경기만을 응원하러 상동구장에 오는 팬들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퓨처스 팀 경기지만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이도록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 와서 "아 경기 재미있네"하고 돌아가도록 만들겠다.

롯데의 부흥기를 이끌었던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은 비밀번호를 찍으며 패배의식에 젖어있던 선수단에게 'No Fear'를 심어줬다. 로이스터 전 감독은 삼진 당한 선수가 더그아웃에 고개 숙이며 들어오면 불같이 화냈다. "대체 잘못한 게 뭔데 죄인처럼 들어오냐"는 이유였다.

선수들에게 절대 쓴소리를 하지 않는 모토니시 코치가 화를 내는 순간은 딱 하나라고 한다. 볼카운트 2S 이후 빠른공에 루킹 삼진 당하고 타석에 들어왔을 때다. 모토니시 코치에 따르면 타자의 기본 역할은 스윙이다.

"스윙 없이는 잘돼야 볼넷이기 때문이다. 물론 볼넷의 가치도 높지만, 타자가 스윙하지 않는 건 직무유기라고 생각한다. 자신 있게 (방망이를) 돌려야 어떤 결과라도 나오는 것이다."라고 말한 모토니시 코치. 그는 많은 부분에서 로이스터 전 감독과 닮아있었다. 로이스터 전 감독이 1군을 바꿨다면, 모토니시 코치는 롯데의 미래를 바꾸고 있다. 롯데의 퓨처스 팀 출신 선수들을 한 번 더 주목해보자. [헤럴드스포츠(상동)=최익래 기자 @irchoi_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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