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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된 카드' 주형광 코치가 또 한 번 통할까?
뉴스| 2015-07-1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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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호세보다 머리가 큰가?' 2013시즌 '챔피언스 데이'에서 펠릭스 호세(왼쪽)와 함께 웃는 주형광 코치

롯데 자이언츠가 전반기 8위로 쳐진 팀에 개혁의 메스를 가했다. 후반기 약진을 위해 칼을 빼든 셈이다. 그 칼끝은 코치진을 향했다.

롯데는 17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일부 코칭스태프 보직변경 소식을 전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롯데 코치진 보직변경 내용>
주형광 : 드림팀(육성군) 투수코치 → 1군 투수코치
서한규 : 퓨처스팀 수비코치 → 1군 수비코치
김대익 : 퓨처스팀 작전코치 → 1군 1루 주루코치

염종석 : 1군 투수코치 → 드림팀 투수코치
박현승 : 1군 수비코치 → 퓨처스 수비코치
안상준 : 1군 1루 주루코치 → 퓨처스 작전코치


구단이 밝힌 보직 변경의 이유는 '분위기 쇄신'이었다. 성적부진에 빠진 구단들이 자주 쓰는 충격요법이다. 이유는 타당했다. 롯데는 6월부터 투·타 모두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어이없는 수비와 주루플레이로 경기 흐름을 내주는 것도 비일비재했다. 해당 부서 코칭스태프를 바꾸는 걸로 선수단에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해석가능하다.

보직변경의 핵심은 주형광 투수코치다. 1994년 롯데에서 데뷔해 최연소 승리투수, 세이브, 완투·완봉승 등 각종 기록을 갈아치운 뒤 2007년 롯데에서 은퇴한 주형광 코치는 '원클럽맨'이다. 그는 선수 은퇴 직후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로 코치 연수를 떠났다. 이후 2009년, 그는 제리 로이스터 사단에 재활코치로 합류하며 지도자로 첫 발을 뗀다.

이후 2011년 5월, 주형광 코치는 1군 투수코치로 승격됐다. 명분은 4월 7승 14패로 7위에 머문 팀의 '분위기 쇄신'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카드는 대박이었다. 2011년 팀 평균자책점 5위(4.20)를 기록한 롯데는 2012년 팀 평균자책점 2위(3.48)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롯데가 마운드로 두각을 띈 건 1999년 팀 평균자책점 1위(4.18)을 기록했던 시절이 마지막이었다. 그만큼 낯선 풍경이었다. 주형광 코치는 양승호 당시 롯데 감독과 더불어 '양떼 불펜'을 만든 일등공신으로 평가받았다. 양승호 감독 역시 "주형광 코치와 가득염 코치 덕에 좋은 투수진을 꾸릴 수 있었다"며 공을 돌렸다.

2013시즌을 앞두고 롯데에 '김시진 사단'이 수혈되자 주형광 코치는 1군에서 사라졌다. 정민태 코치가 1군 투수코치로 부임하며 주형광 코치는 퓨처스팀 투수코치로 내려간 것이다. 하지만 2013시즌 롯데 퓨처스팀은 남부리그 팀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는 등 좋은 모습을 보였다. 능력을 인정받은 주형광 코치는 2014시즌 다시 1군에 올라왔다. 역할은 불펜 투수코치였다. 2014시즌 롯데 불펜 평균자책점은 리그 4위(5.07)였다. 극심한 투고타저로 리그 불펜 평균자책점이 5.18이었음을 감안하면 선방한 셈이다.

이번 시즌 롯데의 팀 평균자책점은 5.09로 kt 위즈(5.71)에 이어 9위다. kt와 더불어 리그에서 유이한 5점대 평균자책점이다. 구단 수뇌부에서 '트레이드불가' 선수로 공언했던 장성우마저 kt에 보내며 박세웅-이성민 등을 수혈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결국 2015시즌을 앞두고 육성군 코치로 내려갔던 주형광 코치가 이번 인선을 통해 다시 1군에 돌아온다. 처참해진 롯데 마운드에 반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물론 주형광 코치 한 명의 능력으로 롯데 마운드가 비약적으로 나아지기란 힘들다. 그러나 무너졌던 마운드를 재건하는 건 이번 시즌에만 국한된 과제가 아니다. 2015시즌 후반기는 물론 내년, 내후년 시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문제다.

'검증된 카드' 주형광 코치를 필두로 시작될 후반기 롯데 마운드의 변화를 주목해보자. [헤럴드스포츠=최익래 기자 @irchoi_17]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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