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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이슈] 강호 에버턴, 호화멤버에도 불구하고 겨우 리그 12위?
뉴스| 2016-01-27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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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전력에도 불구하고 리그 12위에 머물러 있는 에버턴.


이번 시즌 EPL은 그 어느 때보다 흥미롭게 진행되고 있다. 전체적인 리그 수준이 상위 평준화되면서 한 경기 한 경기 끝날 때마다 순위표가 요동치고 있다. 23라운드까지 진행된 가운데 리그 1위는 약체로 평가되던 레스터시티다. 맨체스터시티(2위)와 아스날(3위)은 여전히 강력한 전력을 자랑하고 있지만 맨체스터UTD(5위), 리버풀(7위), 첼시(13위) 등은 매 경기 어려운 싸움을 치르고 있다. 시즌 전만 하더라도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결과다.

기존에 ‘빅4’로 불렸던 팀들의 부진 외에도 다소 믿기지 않는 순위표를 받고 있는 팀이 있다. 바로 에버턴이다. 물론 그동안 우승권 팀으로는 분류된 적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꾸준히 유로파리그 진출권에 속해 있던 팀이 에버턴이다. 비록 지난 시즌 잠시 주춤하기는 했지만 12위라는 위치는 에버턴에게 어울리지 않는 위치다. 토트넘과 함께 언제든지 빅4를 위협할 수 있는 팀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스쿼드의 면면을 살펴봐도 에버턴의 부진은 이해가 가지를 않는다. EPL 톱클래스 공격수로 평가되는 로멜루 루카쿠가 최전방에서 뛰어난 활약을 바탕으로 15골이나 터트렸다. 2선에는 데울로페우, 로스 바클리, 케빈 미랄라스 등 이름값 있는 선수들로 채워져 있다. 이들의 활약을 바탕으로 에버턴은 리그 4위(40골)에 해당하는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공격력만으로는 우승을 다투고 있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에버턴의 예상 밖 부진은 크게 두 가지 원인으로 나뉜다.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수비불안이다. 에버턴이 수비력이 약하다는 것은 EPL을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23경기에서 34골 즉 경기당 1.47골을 허용하고 있다. 존 스톤스, 콜먼 등 수준급 선수들이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의아할 수밖에 없다.

에버턴의 수비불안은 결국 개인의 문제보다는 조직력의 문제로 볼 수밖에 없다. 필 자기엘카, 시먼스 콜먼 등이 잦은 부상으로 인해 결장하는 경기가 늘어나면서 에버턴은 경기마다 각기 다른 포백라인을 들고 나와야 했다. 이 과정에서 붙박이 주전은 존 스톤스만 살아남은 셈인데 아직 스톤스는 겨우 22세의 선수일 뿐이다. 재능은 뛰어나지만 아직까지 수비라인을 이끌 수 있는 레벨은 아닌 것이다. 스완지시티와의 23라운드에서도 이런 점이 너무도 잘 드러나며 실점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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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적 개선이 필요한 에버턴의 로베르토 마르티네즈 감독.


빈약한 수비력 외에도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잡지 못하는 것도 크게 한 몫을 하고 있다. 다시 말해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팀을 상대로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번 시즌 슬럼프에 빠져 있는 스완지시티와의 두 번의 대결에서 1무 1패로 열세를 보였고 본머스, 노리치시티 등 강등 위기에 빠진 팀에게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단순히 결과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경기력도 밀리는 모양새다. 반면 비교적 강팀에게는 에버턴만의 짜임새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이유에는 에버턴의 전술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마르티네스 감독의 에버튼은 볼 점유율을 높이 가져가지 않는다. 오히려 움츠려 있다가 상대 공격을 차단한 뒤 가레스 배리의 패싱력과 데울로페우, 로스 바클리 등의 스피드와 힘 그리고 루카쿠의 깔끔한 마무리 를 바탕으로 한 역습능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같은 전술은 강팀을 상대로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지만 약팀을 상대로는 지공상황이 많아짐으로 쉽게 사용할 수 없는 전술이다. 에버턴이 약팀에게도 쉽사리 승리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국 전술적 다양성 즉 플랜B 또는 플랜C 개발이 필수적이다. 물론 강팀에게 지지않는 것은 훌륭한 일이다. 큰 경기에서의 승점을 따내는 능력은 그 파급효과가 다른 경기의 몇 배 이상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EPL에는 전력상 에버턴 보다 우위에 있는 클럽은 많지 않다. 결국 한 수 아래의 팀을 상대로도 승리할 수 있는 지공상황에서의 여러 가지 세부전술을 가다듬어야 한다.

에버턴은 중하위권에 머물러서는 안 되는 팀이다. 이미 에버턴의 역사가 그래왔고 현재의 스쿼드 역시 현재의 성적에는 어울리지 않다. 이어지는 리그 3연전이 뉴캐슬-스토크시티-WBA 전이다. 현재의 순위를 떠나서 기본적인 전력만 두고 봤을 때는 에버턴보다 한 수 아래의 상대들이다. 이 3연전에서 좋은 성과를 올리지 못한다면 에버턴의 올 시즌은 사실상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헤럴드스포츠=임재원 기자 @jaewon7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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