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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원의 위클리 핫풋볼] “지금은 전북시대~”, 현실이 되어가는 무패우승
뉴스| 2016-08-02 18:07
■ 주간 풋볼 이슈!

# “지금은 전북시대~”, 현실이 되어가는 무패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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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소녀시대~'라는 멘트로 걸그룹 1인자 자리를 굳힌 소녀시대. [사진=뉴시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임재원 기자] 2007년 유명 연예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는 야심차게 새로운 걸그룹을 내세웠다. SM은 무려 9명(현재 8명)이라는 파격적인 수의 소녀시대를 데뷔시켰고, JYP는 ‘복고’를 콘셉트로 한 원더걸스를 대중 앞에 선보였다. 한동안 동방신기, SS501 등 남자 아이돌 그룹이 대세를 이루던 가요계의 두 걸그룹의 등장은 파격적이었다. 소녀시대는 <다시 만난 세계>, <소내시대>, 등을 연달아 히트시켰고 원더걸스 역시 , , 를 음원차트 1위로 만들었다.

한동안 가요계의 쌍두마차를 담당하던 두 걸그룹의 균형은 원더걸스가 미국진출을 선언한 이후부터 극명히 갈렸다. 원더걸스는 로 국내시장을 점령한 이후 미국에서 주로 활동하면서 국내 팬들과의 거리감이 점점 생겼다. 오히려 이 틈을 타 소녀시대는 더욱 국내시장을 견고히 하면서 한국 걸그룹 1인자로 완전히 등극하게 된다. 소녀시대가 완전히 국내 예능프로그램을 점령한 2010년부터 ‘지금은 소녀시대~’라는 유행어까지 생기게 된다. 소녀시대도 예능프로그램에서 자신들을 소개할 때 이 멘트를 쓰면서 1인자 이미지를 더욱 강화했다. 이후 씨스타, 걸스데이 등이 새롭게 히트를 칠 때까지 국내 최고의 걸그룹은 단연 소녀시대였다.

K리그에서도 이와 유사한 흐름이 전개되고 있다. 바로 전북현대의 얘기다. 사실 전북현대는 2009년 K리그 우승을 달성한 이후로 언제나 K리그 우승을 다투는 팀이었다. 최강희 감독의 지휘 하에 ‘닥공’이라는 콘셉트로 가장 강력한 팀으로 항상 꼽혀 왔다. 2011년에도 우승을 거뒀고 2014, 2015시즌에는 연속우승까지 달성했다. 2010년대에 K리그 최강팀은 단연 전북현대였다.

그동안 계속해서 1인자 이미지를 가졌던 전북현대였지만 항상 라이벌은 있었다. 포항스틸러스, FC서울, 수원삼성이 그 주인공들이다. 포항스틸러스는 황선홍 감독 시절 국내 선수만 가지고도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2013시즌 리그 우승을 비롯해서 항상 상위권에 위치했다. 화려한 유스 시스템을 중심으로 김승대, 손준호, 이명주 등 스타플레이어를 연일 배출했다. FC서울 역시 데얀, 아디 등 화려한 외인 선수 라인업으로 2010시즌과 2012시즌 K리그 챔피언에 등극했다. 수원삼성의 경우 리그 우승은 오래 전의 일이 됐지만 2014시즌과 2015 시즌에 전북의 뒤를 바짝 뒤쫓으면서 위협적인 2인자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전북현대의 독주체제다. K리그 개막 이후 23경기 동안 단 한 번의 패배도 기록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29일 수원삼성과의 경기에서 패한 이후 모든 경기에서 승점을 얻었다. 이는 K리그 역대 최고 기록은 물론이고 모든 국내 프로스포츠를 따져 봐도 1위다. 한국 프로스포츠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전북현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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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현대의 핵심으로 자리잡은 김보경. [사진=뉴시스]


라인업부터가 급이 다르다. 기존의 이동국, 레오나르도, 이재성 등이 건재한 가운데 김신욱, 김보경, 이종호, 고무열 등이 새로 합류했다. 리그 초반에는 선수들 간의 호흡이 잘 맞지 않으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지금은 다르다. 완벽한 조직력을 자랑하며 그 어느 팀이라도 파괴할 것 같은 힘을 지니고 있다. 특히 김보경은 자신이 왜 EPL 출신이었는지를 증명이라도 하는 듯 매 경기 클래스가 다른 창의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라이벌로 분류됐던 포항스틸러스, FC서울, 수원삼성이 모두 자멸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전북의 라이벌은 K리그 내에 없다. 소녀시대의 경우를 빗대어 보자면 “지금은 전북시대”다.

사실상 우승이 유력한 가운데 화두는 무패우승이다. K리그 역사상 무패로 우승을 기록한 팀은 전무하다. 1990년대 중후반 최강자였던 일화천마와 수원삼성도 기록하지 못한 대기록이다. K리그 역대 최소패 우승은 프로원년이었던 1983년 할레루야가 기록한 2패다. 그러나 이 때는 경기수가 16경기에 불과했고 프로팀은 할렐루야와 유공뿐이었다. 38경기 체제인 현 시스템에서의 무패우승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그 어려운 일을 해낼 것 같은 전북현대다. 더군다나 9월이면 군 전역을 하는 선수들까지 팀에 합류한다. 이승기, 신형민, 정혁 등 당장 팀 내 핵심이 될만한 선수들이다. 특히 신형민과 정혁의 합류는 천군만마다. 현재 전북에서 가장 약한 포지션이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이다. 두 선수는 기본적으로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최고의 폼을 보여주고, 신형민의 경우 센터백도 가능하다. 사실상 후반기로 갈수록 전북의 전력은 더욱 강화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리그에서 한 팀이 독주를 하는 것은 마냥 좋은 일만은 아니다. 분데스리가의 바이에른뮌헨, 리그앙의 PSG의 사례만 봐도 이미 정해진 우숭팀 때문에 재미가 반감되는 경우가 많다. 리그 자체의 수준이 있더라도 가장 큰 재미거리인 우승경쟁이 일찌감치 정해져 버리면 리그에 대한 흥미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유럽무대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시고 있는 EPL이 매년 치열한 우승경쟁으로 여전히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런 점에서 전북이 독주가 마냥 긍정적인 요소만 있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K리그 최초라는 점에서 전북현대의 무패우승에 많은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지사다.

■ WEEKLY BEST & WOR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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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수원삼성의 중심인 염기훈. [사진=뉴시스]


# BEST - 염기훈(수원삼성)

권창훈이 떠났지만 빅버드에는 염기훈이 남아있었다. 염기훈은 지난 3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 제주UTD와의 경기에 출전하여 팀의 5-3 대승을 이끌었다. 전반 4분 만에 멋진 크로스로 산토스 득점을 돕더니 전반 20분과 후반 26분 각각 이상호와 이정수의 골을 도우면서 도움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어느새 이번 시즌 11개의 도움으로 이 부문 단독 선두다. 2시즌 연속 도움왕이 유력한 상황이다. 염기훈의 도움 해트트릭은 개인적인 기록에도 큰 관여를 했지만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는 사실이 가장 고무적이다. 명가의 자존심을 잃은 채 강등권에 머물고 있는 수원삼성이 염기훈의 힘으로 다시 올라갈 수 있는 추진력을 얻게 됐다.

# WORST - 김경민(제주UTD)

FC서울을 잡으면서 여름징크스를 타개하는 듯 했으나 곧바로 수원삼성에게 완패를 당한 제주UTD다. 무려 5실점을 내준 것은 너무 뼈아프다. 수비 조직력을 다시 다듬을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이날 경기 주전 수문장으로 나선 김경민의 활약은 가장 아쉬웠다. 물론 수비진이 1차적인 실점 원인을 제공했지만 김경민이 결정적인 것을 여러 차례 선방하지 못했다. 특히 전반 13분 김건희의 골과 후반 26분 이정수의 골은 그렇게까지 막기 어려운 공이 아니었다. 그 상황에서 김경민의 위치 선정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발생한 실점이었다. 2014년 프로에 데뷔해 아직 통산 20경기도 뛰지 않은 신인급 선수지만 그 순간에 판단은 아쉬움이 남는다.

■ NEXT HOT M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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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대표팀의 복덩이 황희찬. [사진=뉴시스]


# 피지 VS 대한민국(올림픽 C조 예선): 8월 5일 금요일 오전 8시


한국 올림픽 대표팀의 첫 경기가 드디어 시작된다. 상대는 올림픽 최약제 피지다. 당연히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고,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 만일 피지에게 무승부라도 거두는 날에는 8강 진출에 대한 꿈이 단숨에 어두워진다. 될 수 있는 한 대승을 거둬 조금이라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해야 한다. 그리고 독일과 멕시코의 경기에서 한 팀이 일방적으로 이기는 경기가 나오면 한국 입장에서는 더욱 좋다.

이날 경기에서는 손흥민이 출전하지 않을 전망이다. 프리시즌 일정 때문에 대표팀 합류가 늦었다. 후배들과 손발을 맞추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현재 올림픽 대표팀은 굳이 손흥민이 합류하지도 않아도 탄탄한 전력을 과시 중이다. 골짜기 세대라는 오명을 샀지만 현재의 조직력은 최고조다. 특히 황희찬의 컨디션이 절정이다. 당장 성인 대표팀에 발탁돼도 이상할 것이 없는 클래스를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득점은 적은 편이었지만 피지 전에서는 자신의 득점 능력까지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 레스터시티 VS 맨체스터UTD(커뮤니티실드): 8월 7일 일요일 오후 11시

EPL의 시작을 알리는 커뮤니티실드가 드디어 펼쳐진다. 커뮤니티실드란 지난 시즌 리그 우승팀과 FA컵 우승팀이 자웅을 가리는 대회다. 이번 커뮤니티실드는 레스터시티와 맨체스터UTD가 맞붙게 됐다. 이번 경기의 초점은 역시 레스터시티에게 맞춰진다. 지난 시즌 라니에레 감독의 지휘 하에 엄청난 파란을 일으켰던 팀이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녹록치 않다. 이미 은골로 캉테가 첼시로 이적했고, 올해의 선수를 수상한 리야드 마레즈마저 아스날과 강력히 연결되고 있다. 이 둘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관건이다.

FA컵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UTD는 천문학적인 자본을 투입하며 월드클래스 선수들을 대거 들여왔다. 감독부터 클래스가 다르다. 어딜 가든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조제 무리뉴가 사령탑에 앉았다. 선수의 면면도 화려하다. 라리가 대표 수비수였던 베일리를 시작으로, 이브라히모비치, 미키타리안 등을 데려왔다. 포그바의 영입도 가시권이다. 기존 선수들과의 융화만 잘 이뤄진다면 이번 시즌 다시 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시작은 커뮤니티실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

# 독일 VS 대한민국(올림픽 C조 예선): 8월 8일 월요일 오전 4시

올림픽 조별 예선 경기 중 가장 중요한 경기가 될 것이다. 전차군단 독일을 상대로 패한다면 8강 진출이 험난해질 가능성이 높다. 최소한 무승부 이상은 거두어야 하는 경기다. 벤더 형제와 율리안 브란트 등 분데스리가 주전들이 대거 합류한 독일의 전력은 역시 최고 수준이다. 드락슬러, 킴미히, 엠레 찬 등은 빠졌지만 그것을 감안해도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다. 결코 방심해서는 안 될 라인업이다.

이에 맞서는 한국 대표팀도 만만치 않다. 손흥민이 합류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올림픽 유럽예선 우승을 달성한 스웨덴을 3-2로 격파했다. 아직 수비 조직력은 완전치 않지만 공격력 만큼은 남부럽지 않다. 황희찬과 문창진이 이끄는 공격은 어느 팀과 견주어도 크게 밀리지 않는 모양새다. 이미 유럽팀을 상대로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에 마냥 겁만 먹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이번 경기를 패할 경우 마지막 상대가 디펜딩 챔피언 멕시코다. 오히려 더 까다로울 수 있는 상대다. 선수들도 이를 잘 알고 있는 만큼 독일 전에 모든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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