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탁구의 미래로 불리는 대광중 2학년의 조대성. [사진=더핑퐁/월간탁구 제공]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병철 기자] 2016 세계주니어탁구선수권 파견 최종선발전이 끝난 지난 3일 충남 호서대체육관은 한 중학생 선수에게 이목이 쏠렸다. 주인공은 대광중 2학년인 조대성(14). 초등학교 시절부터 유망주로 불렸던 그가 또 한 번 탁구계를 놀라게 한 것이다.
이번 대회는 남자주니어의 간판인 조승민(18 대전동산고)이 세계 주니어랭킹 5위 이내 자격(2016년 9월 기준 2위)으로 세계주니어선수권 자동출전권을 확보한 가운데 나머지 3자리를 놓고 18세 이하 주니어선수들이 총력전을 펼쳤다.
남자부 14명 중 4명이 중학생이고, 10명이 고등학생이었다. 스포츠에서 중학생은 소년체전, 고등학생부터는 전국체전에 출전할 정도로 ‘미들’과 ‘하이’의 차이는 크다. 탁구에서도 15세 이하는 카데트부, 18세 이하는 주니어부로 분류해서 따로 대회를 치른다(초등은 호프스). 그런데 카데트에 해당하는 조대성이 주니어경연장에서 10승 3패(풀리그)로 3위 자리를 꿰찼다. 중학생(그것도 2학년)이 주니어 대표로 선발된 것은 남녀를 통틀어 한국 탁구 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14살의 기적
그래서일까, 세계 최고의 수비수인 주세혁, 유남규 삼성생명탁구단 감독 등이 ‘조대성은 꼭 기사로 써줬으면 한다’는 요청을 해왔다. 청소년 탁구는 언론이 잘 다루지 않지만 조대성만큼은 알려야 한다는 취지였다.
알고 보면 조대성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될성부른 떡잎으로 유명했다. 5학년 이후 국내대회에서는 나가면 무조건 우승이었다. 단식뿐 아니라 복식과 단체전까지, ‘전관왕’도 심심치 않게 나왔다. 세계 호프스대회 선발전에서 우승했고, 6학년 때는 일본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중학교에서도 조대성의 성장은 계속됐다. 1학년 때 종별대회에서 중등부 우승을 차지했다. 내로라하는 2, 3학년 선배들을 모두 제친 것이다. 물론 위기도 있었지만 오히려 이를 도약의 발판으로 마련했다. 팔꿈치 부상으로 1학년 겨울부터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아시아 카데트 대회도 불참했다. 지난 3월 2학년 신학기부터 본격적으로 다시 라켓을 잡았는데, 국내는 물론이고 국제대회에서 성적을 냈다. 대만 대회에서 카데트부와 주니어부에서 모두 준우승을 차지했고, 지난달 태국에서 열린 2016 아시아 주니어&카데트 선수권에서는 개인단식 3위, 단체전 준우승을 차지했다. 탁구를 쉬는 겨울에 키가 10cm 이상 훌쩍 크면서 175cm가 됐다. 한층 위력적인 탁구가 가능해진 것이다.
조대성은 주니어 에이스인 조승민과 많이 닮았다. 같은 왼손잡이 세이크핸드에 파워풀한 공격에 머리도 좋다. 그런데 발전가능성은 오히려 조대성이 더 높다고 평가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주세혁은 “정말 좋은 선수다. 중학교 때 이 정도 기량을 갖추기는 쉽지 않다. 한국탁구의 대들보로 성장할 것”이라고 칭찬했다. 유남규 감독도 “조승민을 많이 닮았는데 치는 스타일이 부드럽고, 공격이 아주 날카롭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관심을 갖고 지켜봤는데 좋은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왼쪽부터 대광중학교의 김태준 코치, 조대성, 김희준 교장.
시선은 이미 세계로
초등학교 때부터 조대성을 가르쳐온 대광중학교의 김태준 코치는 “승부근성과 체력이 강하고, 묵묵하게 시키는 것은 다 소화할 정도로 성실하기도 하다. 성격이 좀 내성적인 까닭에 파이팅이 좀 떨어지지만 경험이 쌓이면서 많이 나아지고 있다. 정말이지 모든 게 다 좋다”고 말했다.
친삼촌이 조용순 경기대 감독으로 좋은 탁구 유전자를 물려받은 조대성은 오는 10월 20일부터 29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월드 카데트 챌린지에 출전하고, 11월 30일~12월 7일 남아공에서 열리는 세계 주니어탁구선수권에도 최연소 주니어대표로 참가한다. 한국탁구의 미래가 본격적으로 세계무대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sport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