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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여자야구 도전기] (12) 비시즌, 기본기를 다져라 - 도루와 도루저지
뉴스| 2016-12-24 05:35

시즌 중 아쉬움을 느꼈던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시기가 바로 비시즌이다. 특히 겨울철 실외 연습이 힘든 야구의 특성상 기본기를 다지기 좋은 시기이기도 하다. 기본기가 제대로 다져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무리한 플레이는 건강한 선수 생활을 막는 요인 중 하나다. 기본적인 근력조차 없는 상태에서 프로들의 화려한 플레이 모방은 독이다. 아, 물론 남 얘기가 아니다. 부상 후 트라우마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플레이는 위축되기 마련, 이번 겨울은 근력 운동과 더불어 기본기 훈련에 들어가 보자.

첫 번째는 바로 ‘도루’다. ‘발은 슬럼프가 없다’는 말처럼 타격에는 리듬이 있지만 도루와 주루 실력은 부상이 없는 한 일정하다. 빠른 발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도루를 잘하지는 않는다. 상대와의 수싸움 후 스타트 타이밍을 제때 잡아야만 비로소 2루를 훔치는 합법적 절도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훌륭한 주루코치는 든든한 지원군이 된다. 일본 애니메이션 <크게 휘두르며>에서는 극 중 천재 야구 소년으로 나오는 타지마가 상대 투수의 투구 동작을 파악해 주자에게 단독 도루 사인을 주는 장면이 나온다. 일단 주자가 나가기만 하면 끊임없이 도루를 해 상대 배터리와 내야진을 흔들어놓는 것이다. 상대팀으로선 곤혹스럽기 그지없다. 이러한 능력자 없이도 도루가 가능한 곳이 바로 사회인야구 리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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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에서 도루의 성패는 투수의 투구 동작을 얼마만큼 간파하느냐에 달려 있다. 물론 사회인야구로 무대를 옮기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사진=뉴시스]


출루에 성공하면 ‘2루는 필수, 3루는 센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사회인야구 리그에서는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가 이루어진다. 사회인 하부 리그나 여자 야구 리그의 경우 일반적으로 포수의 송구도 약하고, 부정확할 뿐더러 투수 역시 견제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출루가 곧바로 득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허다해 경기의 긴장감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연유로 사회인 리그 중 일부는 규정으로 1-2루 간 도루 혹은 도루 시 리드를 금지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역시 야구 초보들에겐 다른 세상 이야기다. 연습경기에서 두 차례 출루에 성공한 적이 있다. 벤치에서 ‘출루하면 일단 뛴다’라고 수없이 되뇌었다. 1루를 밟자마자 거짓말처럼 머릿속은 백지장이 됐다. 소위 말해 정신줄을 놓고 멍한 상태였다. 1루 베이스를 밟지 않고 있는 틈을 타 상대 투수의 견제구가 날아왔다. 제대로 뛰어보지도 못하고 아웃, 지금 생각해도 아주 어이가 없다.

도루를 잘하기 위해서 비시즌 동안 할 수 있는 연습에는 무엇이 있을까? 빠른 발도 중요하지만 1루와 2루 사이의 거리는 27.44m에 불과하다. 민첩성과 순발력 강화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플라이오메트릭(plyometric) 운동은 도루 능력 극대화에 필요한 능력들을 키우기 위해 적합한 운동이다. 요즘 유행하는 실내 운동의 일종인 크로스핏의 ‘박스 점프 운동’ 역시 플라이오메트릭의 일종이다.

반대로 얼마나 도루를 저지하느냐 역시 승패를 가를 수 있다. 도루 저지는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먼저, 투수의 경우 주자를 묶기 위해 투구 템포 조절이 필요하다. 이는 주자들이 투구 동작을 쉽게 읽지 못하게 할 뿐만 아니라 스타트 타이밍을 뺏기 위함이다. 여기에 슬라이드 스텝까지 가다듬는다면 금상첨화다. 물론, 일생을 야구를 해 온 선수들도 슬라이드 스텝을 빠르게 수정하는데 애를 먹는 만큼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포수와 내야수의 호흡 역시 중요하다. 포수는 빠르고 정확한 송구로 내야수에게 공을 보내야 한다. 프로 선수들의 노바운드 송구를 무리하게 따라하는 것보다는 안정적인 원바운드로 낮지만 정확하게 도달하게끔 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내야수 역시 안정적으로 포구해 빠르게 태그하는 법을 숙달해야 한다.

*정아름 기자는 눈으로 보고, 글로만 쓰던 야구를 좀 더 심도 깊게 알고 싶어 여자야구단을 물색했다. 지난 5월부터 서울 W다이노스 여자야구단의 팀원으로 활동 중이다. 조금 큰 키를 제외하고 내세울 것이 없는 몸으로 직접 부딪히며 야구와 친해지려고 고군분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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