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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복싱] '쿵쿵쿵' 개그우먼 라윤경, 여성 최초 링 아나운서 데뷔
뉴스| 2017-01-21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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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태원 기자] "제 노래 제목 <쿵쿵쿵>처럼 링 위에서 신나게 놀아볼게요."

전 세계 어디를 가도 파이터들의 공간인 링에서는 보통 남자아나운서가 마이크를 잡는다. 그런데 최근 한국 프로복싱에 이색적인 여자 아나운서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지상파 방송사의 공채 개그우먼 출신인 라윤경(41) 씨. 마치 예능프로를 진행하는 듯한 분위기로 복싱계에서 "색다르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1999년 MBC 10기 공채 개그우먼으로 데뷔한 라 씨는 연기자, 가수, 사회자 등 종합 방송인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EBS 드라마 <감성시대>, ETN <심리토크 헬프미>, 교통방송(TBN) <황기순·라윤경의 TBN 차차차>, MBC 드라마 <대장금>,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등의 작품에 출연한 바 있다. 현재는 TBN의 <주말특급>에서 개그맨 차승환과 진행자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이런 그가 복싱 링 아나운서를 맡은 이유는 무엇일까.

"복싱은 추억이 많은 스포츠잖아요. 어렸을 적 동네 사람들이 한데 모여 복싱 중계를 시청하곤 했는데 지금은 거의 잊혔다고 봐도 무방하죠. 한국의 헝그리 정신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스포츠가 복싱인데 개인적으로 너무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제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 링 아나운서를 하고자 했죠."

라윤경 씨는 지난해 12월 10일 남양주에서 열린 'SBS 프로복싱 서바이벌' 시즌1 한국 웰터급 최강전(복싱매니지먼트코리아 주관) 32강 대회 때 현장학습을 실시했다. 이어 26일 밀레니엄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16강전에서 링 아나운서로 데뷔했다. 이 경기는 SBS스포츠를 통해 중계된 까닭에 나름 긴장했다. 아무리 중견방송인이지만 새로운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경기 전 한창 멘트 연습에 몰두하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처음인 까닭에 다소 어색한 장면도 몇 차례 연출됐지만, 전체적으로 그의 이색적인 진행에 관중은 심심할 틈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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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으로 복싱 링 아나운서에 도전한 이는 라윤경 씨가 최초다. "제가 운동을 굉장히 좋아하고, 또 즐거움 드리는 건 제 전문이잖아요. 전문성을 띠는 정보를 전달해드리기는 어렵겠지만 관중의 흥을 돋우는 것만큼은 제게 맡겨주세요."

복싱을 홍보하는 데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그는 "무에타이, 킥복싱, 산타 등 다양한 격투기 경험을 보유한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 대거 출전했잖아요. 매 경기 영화 같은 장면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저도 복싱 공부를 많이 해서 링 위에서 한 마디라도 더 전달해드릴 것"이라며 눈빛을 반짝였다.

라윤경 씨는 40대 초반에 링 아나운서로서 첫 걸음을 내딛었다. 향후 경력이 쌓이면서 링 아나운서가 또 하나의 스타로 대접받는 복싱선진국처럼, 한국의 스타 여성 링 아나운서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다. 오는 22일(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8강전에서 두 번째로 마이크를 잡는 라 씨의 바람은 마치 복서 같다.

"모든 선수들은 복싱의 부흥을 위해 최선을 다해 싸울 거예요. 직접 오셔서 환호해주시고 아낌없는 응원해주세요." [사진=채승훈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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