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그린에서 깃대를 꽂은 채 퍼팅할 것이라고 공언한 브라이슨 디샘보. [사진=PGA투어]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내년부터 골퍼들은 그린 위에서 새로운 고민에 빠질 것 같다. 깃대를 꽂은 채, 아이면 뺀 채 퍼팅하냐 선택해야 한다. 이는 골프규칙이 내년 1월 1일부터 대대적인 변화를 맞기 때문이다. 그중 민감하게 거론되는 것이 깃대(flagstick)다.
내년부터는 퍼팅할 때 볼이 어디에 있던 깃대를 뽑지 않아도 된다. 올해까지는 그린에서 퍼팅시 볼이 홀에 꽂혀 있는 깃대에 맞을 경우 골프규칙 17-3항에 의해 2벌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이런 벌타가 사라진다.
이를 전략적으로 이용하려는 골퍼가 등장했다. ‘괴짜 골퍼’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다. 디섐보는 올해 트래블러스챔피언십에서 제도용 컴퍼스를 사용했다가 제재를 받기도 했다.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 화제를 몰고 다닌다. 서던메소디스트대학(SMU)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디섐보는 ‘필드의 과학자’로 통한다. 아이언 샤프트 길이를 번호에 관계없이 모두 똑같이 만들어 경기에 사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디섐보는 “깃대의 반발계수(COR)를 고려해 깃대를 뽑을지, 아니면 그대로 두고 퍼팅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골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유리섬유로 만들어진 깃대가 꽂혀있는 대회에서는 깃대를 꽂은 채 퍼팅할 것”이라며 “필요할 때는 일부러 깃대를 맞춰 홀인을 노릴 것”이라고 공언했다. 다만 “쇠로 만들어진 깃대를 쓰는 US오픈에선 깃대를 빼고 퍼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섐보의 판단은 유리섬유로 만들어진 깃대의 경우 일부러 볼로 깃대를 맞출 때 홀에 들어갈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주말 골퍼들도 참고할 만 하다. 특히 1~2m 거리의 짧은 퍼팅에 자신감이 없는 골퍼들이라면 적극 시도해 볼만 하다. 최소한 짧아서 홀에 들어가지 않는 일은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랭킹 6위인 디섐보는 2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TPC 서머린(파71)에서 열린 PGA투어 슈라이너스 아동병원오픈 첫날 깃대를 뽑고 퍼팅했는데 보기없이 버디 5개를 잡아 5언더파 66타를 쳤다. 김시우, 김민휘, 조던 스피스(미국) 등과 함께 공동 5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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