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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의 ‘지배하는 축구’, 브라질 상대로 중간평가
뉴스| 2019-11-1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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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팀의 파울로 벤투 감독이 11월 A매치를 앞두고 펼쳐진 기자회견에서 답변 중 고민에 빠져 있다. [사진=KFA]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복권빈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피파랭킹 39위)의 파울루 벤투 감독은 지난해 8월 취임 기자회견에서 이전 대표팀 감독들에게서 들을 수 없었던 색다른 포부를 밝혔다. 바로 ‘지배하는 축구’를 하겠다는 것. “공을 점유하고 경기를 지배하며 기회를 최대한 많이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는 말 속에 그의 자신감과 철학이 모두 담겨 있었다.

부임 후 치러진 총 21번의 A매치에서 그의 말이 허상이 아님이 증명됐다. 21경기(11승9무1패)에서 단 1패만을 기록 중이다. 완벽했던 것은 아니지만, 무시할 수 없는 놀라운 성적을 만든 것만은 분명하다.

무엇보다도 긍정적인 부분은 한국의 고질병 중 하나인 수비 불안을 해결했다는 점이다. 벤투호가 A매치에서 2골 이상 실점한 경기는 단 2경기뿐이다. 공격력에서 다소 아쉬움을 드러낸 것은 사실이지만 불과 1년 만에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음을 알 수 있다.

벤투호 출범 후 가장 강한 상대, 브라질

분명한 성과에도 벤투호는 최근 서서히 불신을 키우고 있다. 이유는 바로 공격의 효율성 때문이다.

‘지배하는 축구’를 상징하는 ‘높은 점유율’은 유지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공격은 매 경기 답답하다. 상대 밀집수비를 뚫지 못하고 페널티박스 주변만 맴돌다 끝나는 경기가 잦아지고 있다.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도 최근 2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쳤다.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대표팀은 제대로 된 시험대에 올랐다. 벤투호 출범 후 가장 강한 상대인 브라질(피파랭킹 3위)과 19일 평가전을 치르는 것이다.

최근 5경기에서 승리가 없지만, 브라질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최고의 팀이다. 에이스 네이마르는 부상으로 빠졌지만 피르미누, 가브리엘 제주스, 윌리안, 카세미루, 아르투르 멜루, 티아고 실바, 알리송 등 거의 모든 선수가 월드클래스로 분류된다. 특히 이들의 개인능력은 타의 추종 불허한다.

우리의 어설픈 압박은 단숨에 위기로 이어질 수 있으며, 엄청난 템포의 상대 압박은 우리의 후방 빌드업을 무너트릴 수 있다. 한국 대표팀의 ‘지배하는 축구’에 대해 아주 냉정하고 현실적인 평가를 할 수 있는 무대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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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레바논 수비의 견제를 뿌리치고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대표팀은 지난 14일 레바논과의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사진=KFA]


강팀에게 더 강했던 벤투호

한 가지 기대가 되는 점은 그동안 벤투호가 강팀들에게 강한 모습을 보였다는 사실이다. 벤투 감독 부임 후 두 번째 경기였던 칠레(피파랭킹 17위)와의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한 바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인 칠레의 압박에도 대표팀은 굴하지 않고 후방에서부터 차분히 빌드업을 했다. 전방에서는 강한 압박을 통해 많은 기회를 만들었다. 아쉽게도 승리까지는 거머쥐지 못했지만 칠레가 당황할 만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지난 3월 콜롬비아(피파랭킹 10위)와의 경기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경기에서 나섰다. 이번에는 결과도 좋아 2-1 승리였다.

갈림길 될 브라질과의 대결

현재 벤투 감독을 향한 여론은 여전히 큰 기대를 품고 있는 쪽과 현재 전술을 비판하는 쪽으로 나뉘어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번 브라질과의 A매치는 벤투호의 중요한 갈림길이 될 전망이다. 꼭 승리는 아니더라도 경쟁력 있는 경기력을 선보인다면 벤투호는 흔들림 없이 ‘지배하는 축구’라는 철학을 유지하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다. 반면 확연한 전력차를 확인하며 무기력하게 패한다면 벤투호는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한국이 세계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지배하는 축구’의 경쟁력을 증명할 수 있을까. 아랍에미리트(UAE) 모하메드 빈 자예드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브라질과의 A매치는 19일(화요일) 오후 10시 30분에 킥오프된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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