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1승11패1무의 인터내셔널 팀 2019 프레지던츠컵 결산
뉴스| 2019-12-16 09:40
이미지중앙

임성재는 이 대회에서 승점 3.5점, 미국 팀 단장 겸 선수인 우즈는 3점을 차지했다. [사진=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우리말로 ‘대통령배’인 프레지던츠컵은 2년마다 미국과 인터내셔널 연합 12명씩 팀 매치를 벌이는 대회다. 사흘째 대회까지 2점을 앞서던 인터내셔널 팀이 마지막날 싱글 매치에서 2승6패4무의 성적을 거두면서 16대14점으로 패했다. 이로써 역대 전적은 1승11패1무가 됐다.

마지막날 역전의 쓰라림을 맛봤지만 인터내셔널 팀은 어느 해보다 팀워크가 좋았다. 대회 로고까지 방패로 만들고 절반의 선수들이 일주일 먼저 호주에 도착해 대회에 출전하면서 적응 훈련을 했다. 실제로 첫날 4승1패로 앞서가면서 3일내내 리드를 지켜나갔다. 1998년에 이겼던 경험이 있는 곳에서의 승부였으나 다시 지고 말았다.

이미지중앙

단장 추천 선수로 출전한 임성재(21)는 3승1패1무로 에이브러험 앤서(멕시코)와 함께 팀에 최고의 공헌을 한 선수들이 됐다. 역시 단장 추천으로 막판에 합류한 안병훈(28)은 1승2패2무로 승점 2점을 거뒀다. 반면 리하오통(중국)은 2패, 단장 추천 선수인 조아킨 니만(칠레)은 3패1무로 0.5점의 승점을 챙기는데 그쳤다. 9개국 선수들의 연합군은 여전히 한계를 드러냈다.

미국 팀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절대적으로 앞섰다. 세계 골프랭킹(OWGR) 10위 안에 4명이나 있고 평균 랭킹이 12위였다. 반면 인터내셔널 팀에서는 가장 랭킹이 높은 애덤 스캇(호주)이 18위였고 평균 랭킹은 41위였다.

대회 첫날은 미국팀이 24시간의 비행시간이 걸려 온 탓인지 시차에 적응하느라 부진했지만 라운드가 지날수록 기세를 회복했다. 미국 팀에서는 단장 겸 선수였던 타이거 우즈가 3번 나와 모두 이겼고, 저스틴 토마스는 3승1무1패로 3.5점의 승점을 챙긴 최고의 선수가 됐다.

이미지중앙

대통령이 안보인 대회
올해는 명예 대회장(Honorary Chairman)이랄 수 있는 대통령은 커녕 피터 모리슨 호주 총리조차 대회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프레지던츠컵을 처음 기획한 팀 핀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전 커미셔너는 1994년 첫 대회에서 제럴드 포드 미국 전 대통령을 명예 의장으로 초빙한 이후 매번 개최국 대통령이 명예의장을 맡도록 설계했다. 미국에서는 조지 H.W.부시(1996년), 빌 클린턴(2000년), 조지 W. 부시(2005년), 버락 오바마(2009, 2013년), 도널드 트럼프(2017년)까지 6명의 전·현직 대통령이 명예의장이었다.

해외에서 열릴 때도 개최국 대통령은 흔쾌히 대회장을 맡았다. 2003년 남아공에서 열린 대회의 명예회장은 타보 음베키 남아공 대통령이었다. 2011년과 2015년의 명예의장이던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와 박근혜 전 대통령은 골프를 전혀 하지 않지만 명예의장직을 받아들였다.

4년 전 송도 컨벤시아에서 가진 개막식에서 박 전 대통령과 함께 조지 W.부시 전 미국 대통령도 개회사를 했다. 대회 첫날 경기가 시작할 때 조지 부시는 티잉 구역에 올라 어느 팀이 먼저 티샷을 할지 결정할 때 ‘동전 던지기’를 주재했다. 부시는 둘째날인 9일에도 티잉 그라운드에 올랐다. 필 미켈슨과 프리허그도 하면서 마지막 조가 티샷을 마치고 나갈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격려했다.

올해는 어떤 대통령도 나오지 않았다. 제이 모나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커미셔너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회 기간에 호주를 방문해 스콧 모리슨 총리와 함께 대회장을 찾을 것을 바랐으나 트럼프의 상황이 좋지 않다. 의회로부터 탄핵 절차가 진행중이고 내년 재선을 앞둔 트럼프는 쉽사리 백악관을 비울 형편이 아니다. 호주의 모리슨 총리도 대회 내내 보이지 않았다. 모나한 커미셔너는 그밖에 전 미국 대통령들에게도 타진했으나 모두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중앙

2023년 대회장은 미정
2년 뒤인 2021년 프레지던츠컵을 개최하는 미국의 대회장은 노스 캐롤라이나 샬롯의 퀘일할로우클럽이다. 또한 2025년 대회장까지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의 TPC하딩파크로 발표된 바 있다. 하지만 정작 다음번 인터내셔널 팀이 개최할 골프장이 발표되지 못했다.

올해는 4년 뒤인 2023년 인터내셔널 팀이 개최하는 대회 장소가 발표되었어야 했다. 2011년의 경우 로열멜버른에 한국 관계자들이 현장을 찾아서 2015년에 한국에서 개최한다고 알렸다. 물론 당시까지 대회장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였지만 풍산그룹의 류진 회장이 한국에서 개최하기 위해 선납금을 낸 상태였다.

프레지던츠컵을 해외에서 개최하는 건 엄청난 비용이 드는 일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담당 직원이 2년 전부터 상주하면서 대회를 위한 준비를 한다. 단순한 PGA투어 대회를 하나 개최하는 차원을 넘어선다. 개막식에 의장대가 나오기도 한다. 대통령이 명예 의장이 되는 만큼 국가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한국에서 2015년 개최할 때는 한미동맹 65주년이라는 의미를 부여했었다.

지난 2017년까지는 캐나다 뱅쿠버의 쇼네시클럽이 개최하는 것으로 추진중이었다. 그해 말에 골프장이 개최 의욕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1년 뒤에 시설 미비로 인해 쇼네시 카드는 수면밑으로 내려갔다. 이후로 이번 대회를 마칠 때까지 4년 뒤의 개최지에 대한 발표가 없었다.

현재 대회를 개최한 나라는 3번의 개최한 호주와 한 번씩 개최한 남아공(2003년), 캐나다(2007년), 한국까지 4개국에 불과하다. 골프 시장이 크고 역사도 오랜 일본이 아직 개최한 적이 없고, 잠재 시장이 큰 중국도 조용하다. 정부의 적극적인 참여의지가 필요한 대회이기 때문이다.

sports@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