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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 지나치면 100만원..이가영의 첫 승 도운 고육지책
뉴스| 2022-10-1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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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 홀서 버디를 잡고 캐디와 기쁨을 나누는 이가영. [사진=KLPGA]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이가영(23)이 KLPGA투어에 데뷔한 후 준우승만 네 차례 기록한 끝에 98번째 대회인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총상금 10억 원)에서 첫 우승에 성공했다. 우승 뒤엔 메인 후원사인 NH투자증권과 관련된 미담이 있다.

16일 전북 익산의 익산 컨트리클럽(파72)에서 변형 스테이블 포드 방식으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 이가영은 버디 8개에 보기 1개로 15점을 획득해 최종 합계 49점으로 이날 9점을 추가한 2위 임진희(24)를 5점 차로 제쳤다.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은 앨버트로스 8점, 이글 5점, 버디 2점, 보기 -1점, 더블보기 이상 -3점 등 점수를 부여해 순위를 가리는 경기 방식이다.

NH투자증권 정영채 대표는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이가영과의 후원 계약에 색다른 조항을 추가했다. KLPGA투어에서 마지막 날 챔피언 조를 포함해 방송 3개 조에 포함될 경우 버디를 잡거나, 아니면 버디를 놓치더라도 홀을 지나칠 경우 100만원씩 별도의 상금을 주기로 한 것. 이는 이가영이 우승 경쟁을 하면서 소심하게 퍼팅해 볼이 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나온 고육지책이었다.

우승에 쐐기를 박은 16번 홀의 8.5m 버디는 그냥 나온 게 아니었다. ‘Never up Never in’이란 말처럼 골프 역사에서 불변의 진리는 ‘퍼팅이 짧으면 절대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 하나 밖에 없다.

이가영은 이번 대회 전까지 퍼팅과 관련해 1500만원의 상금을 수령했으나 첫 우승에 성공한 이날 버디 퍼트가 홀에 미치지 못한 경우는 없었다. 아이언샷이 워낙 핀 가까이 붙어 실수가 나오기 어려웠다. NH투자증권 측은 또한 이가영에게 첫 우승 축하금까지 약속했다. 이번 우승으로 1억 8천만원의 우승상금을 받은 이가영은 후원사로부터 우승상금의 50%인 9천만원과 함께 별도의 첫 우승 축하금까지 받게 됐다.

이가영은 아마추어 시절 최혜진(23)과 쌍벽을 이루던 유망주였다. 하지만 KLPGA투어 데뷔후엔 다른 길을 걸었다. 최혜진이 우승컵을 들어올릴 때마다 남몰래 눈물을 훔쳐야 했다. 여린 이미지의 이가영은 2019년 KLPGA투어 입문후 단골 준우승자였다. 독하지 못하다는 평가 속에 이번 우승 전까지 준우승만 4차례 했는데 올해 역시 이번 우승 전까지 준우승만 두번 기록중이었다.

이가영은 “그동안 준우승만 많이 해 주변에서 ‘언제 우승하냐?’는 말들을 많이 했다”며 “특히 친구들이 다 우승하는데 나만 못해서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이번 우승으로 모든 아픔이 사라졌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이런 아픔을 잘 알고 있던 NH투자증권의 따뜻한 마음 씀씀이는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이상적인 후원사의 사례로 남게 됐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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