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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대 맞은 볼이 고약한 벙커로..지옥과 천당 오간 김성현
뉴스| 2023-01-21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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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골프는 종종 운(運)이 작용하는 게임이다. 잘못된 샷이 나무를 맞고 튀어 홀인원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좋은 샷이 멘홀 뚜껑을 맞고 OB 구역으로 날아가기도 한다. 루키 김성현(사진 25)에게 21일(한국시간) 치른 PGA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2라운드가 그랬다.

피트 다이가 설계한 스타디움 코스(파72)에서 2라운드를 치른 김성현은 파5 홀인 16번 홀에서 지독한 불운을 맛봐야 했다. 핀까지 83야드를 남기고 친 세 번째 샷이 깃대를 정통으로 맞고 뒤로 튀어 엉뚱한 곳으로 간 것. 김성현의 볼은 그린을 벗어나 경사를 타고 흘러 벙커 쪽으로 굴러내려갔다. 다행히 볼이 고무래에 걸렸으나 김성현은 칩 샷 실수로 평생 기억에 남을 악몽을 경험해야 했다.

네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으면 파 내지 보기로 홀아웃할 상황. 그러나 김성현의 벙커샷이 계속 짧아 볼은 벙커 턱을 맞고 반복해서 벙커로 굴러들어갔다. 악명이 자자한 이 벙커는 턱이 너무 높아 탈출이 쉽지 않다. PGA투어가 열리는 코스에서 가장 깊은 벙커였던 것.

루키 신분인 김성현으로선 처음 경험하는 코스였고 반복된 실수로 멘붕 직전이었다. 결국 7번째 벙커샷만에 볼을 그린에 올릴 수 있었고 2m 거리에서 1퍼트로 홀아웃했다. 트리플 보기.

이어진 17번 홀(파3)은 김성현에겐 행운의 홀이었다. 177야드 거리에 아일랜드 그린으로 무장한 이 홀서 김성현은 티샷을 당겨쳤다. 볼은 그린을 둘러싸고 있는 바위 위에 떨어졌다. 하지만 이번엔 행운의 바운스로 볼이 물 쪽이 아닌 그린 위에 떨어졌다. 김성현은 7.2m 거리의 만만찮은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전 홀의 손실을 1타 만회할 수 있었다. 심술궂은 골프의 신(神)이 김성현에게 내린 선물이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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