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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차길 페어웨이에서 살아남은 한승수..한국오픈 선두
뉴스| 2023-06-23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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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첫날 2타 차 선두에 오른 재미교포 한승수.[사진=코오롱 한국오픈 조직위]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남자 골프 내셔널 타이틀인 코오롱 한국오픈(총상금 14억원)이 열리고 있는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CC(파71)는 좁은 페어웨이로 무장한 채 선수들을 맞았다. 매년 코스 난이도를 높혀가며 진정한 챔피언을 가려내고 있는 우정힐스CC가 올해 선택한 카드는 좁은 페어웨이와 깊은 러프였다.

대회 조직위는 올해 페어웨이 폭을 10∼25m로 줄였다. 이 정도 폭이면 아무리 정교한 티샷을 날리는 선수라도 적중시키기 어려운 넓이다. 티잉 구역에서 바라볼 때 페어웨이는 마차길을 보는 듯 했다. 도그레그 홀인 1번 홀(파4)에서 볼을 페어웨이에 올려놓은 선수는 허인회 등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러프 길이는 예상보다 크게 위협적이진 못했다. A컷을 85㎜, B컷을 100㎜로 길렀으나 잔디가 채를 감지 않아 러프에 들어가면 1타를 잃을 정도는 아니었다. 이날 새벽까지 비가 내린 바람에 그린이 부드러워져 그나마 볼을 잘 받아준 덕에 러프의 위력은 줄어들었다.

우정힐스CC는 레이아웃 자체가 어려운데 코스 세팅까지 어렵게 해 우승하려면 인내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코스다. 언제나 그렇듯 이런 까다로운 코스에서도 몰아치기는 나오기 마련. 대회 첫날의 주인공은 재미교포 한승수였다.

한승수는 22일 우정힐스CC에서 열린 대회 첫날 경기에서 버디 6개에 보기 1개로 5언더파 66타를 쳐 2위 이언 스나이먼(남아공)을 2타 차로 앞섰다. 10번 홀에서 출발한 한승수는 파도 쉽지 않은 11번 홀(파4)과 12번 홀(파4), 14번 홀(파4), 16번 홀(파3)에서 버디를 잡았다.

한승수는 주니어 시절 미국에서 ‘골프 신동’ 소리를 들었다. 2000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한 한승수는 2002년 전미 주니어무대에서 5승을 거둬 ‘올해의 선수’에 선정됐다.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이 주니어 시절 한 해 거둔 승수(4승)를 뛰어넘는 대기록이었다. 천부적인 재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물이었다.

한승수는 경기를 마친 후 “페어웨이에는 두 차례 볼을 올렸다. 다행히 러프가 그리 길지 않은 곳에 공이 떨어져 다음 샷을 하기엔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한승수는 이어 “남은 라운드에서 전략이 달라질 것은 없다. 인내하며 찬스를 기다리는 것이 (이 골프장을 공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타이틀 방어에 나선 김민규는 버디 4개에 보기 2개로 2언더파 69타를 기록해 허인회, 함정우, 박성준, 리 치에포(대만) 등과 함께 공동 3위로 출발했다. 김민규는 "4, 5개 홀 페어웨이만 지킨 것 같은데 러프가 길고 페어웨이 좁아진 반면 그린은 좀 소프트했다"며 "경기를 시작할 때는 긴장했는데 퍼트가 잘 들어가서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날 1라운드에서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18명에 불과했다.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자인 청찬민은 2오버파 73타를 기록해 공동 50위로 출발했다. 아시안투어에서 10승을 거둔 스콧 헨드(호주)는 4오버파 75타로 공동 80위에 자리했다. 지난 9일 PGA선수권 2라운드에서 대회 사상 최고령 컷통과 기록을 세운 62세의 베테랑 김종덕은 6오버파 77타로 무너져 국가대표 조우영 등과 함께 공동 103위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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