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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0일 만의 우승..리키 파울러가 사랑받는 이유
뉴스| 2023-07-0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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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후 캐디와 포오하는 리키 파울러. [사진=PGA투어]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리키 파울러(미국)는 미국인들이 사랑하는 골퍼다. 화려한 패션에 거침없는 플레이로 드라마틱한 승부를 펼치기 때문이다. 사람을 끌어들이는 마력이 있다는 평가다.

3일(한국시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디트로이트 골프클럽(파72)에서 끝난 로켓 모기지 클래식 우승도 그의 스타일 대로 극적이었다. 먼저 경기를 끝낸 콜린 모리카와(미국)와 같은 조로 플레이한 애덤 해드윈(캐나다)에 1타 뒤진 채 맞이한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파울러는 페어웨이를 놓쳤으나 145야드를 남겨두고 날린 세컨드 샷을 핀 90cm에 붙이며 버디로 연결시켜 연장전에 합류할 수 있었다. 마지막 날 4언더파 68타를 친 파울러는 최종 합계 24언더파로 3인이 치르는 연장전의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같은 홀서 치러진 연장 승부에서도 파울러는 티샷을 가장 짧게, 그리고 유일하게 러프 지역으로 보냈으나 자신을 숭배하는 갤러리들이 다져놓은 편안한 라이에서 180야드를 남겨두고 두 번째 샷을 날렸고 볼은 핀 3.3m에 붙었다. 그리고 승부를 끝내는 버디.

순간 파울러는 하늘을 쳐다보며 숨을 내뱉은 뒤 만족스런 웃음을 지었고 18번 홀 그린을 둘러싼 수천명의 갤러리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파울러는 이어 딸 마야를 안아올렸고 함께 힘든 시간을 이겨낸 아내 앨리슨과 포옹했다.

그리고 이어진 우승 인터뷰. 파울러는 “솔직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감정이 든다. 어개 위에 놓여있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기분이다. 올해 좋은 일들이 많이 있었고 훌륭한 골프를 했다. 그래서 우승은 시간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US오픈에선 뜻대로 되지 않았지만 지금 딸, 아내와 함께 챔피언으로 이 자리에 서 있다”고 말했다.

파울러는 2주 전 US오픈에서 챔피언조로 우승에 도전했으나 최종라운드의 부진으로 함께 경기한 오랜 친구 윈덤 클락(미국)의 우승을 지켜봐야 했다. 결혼 후 깊은 슬럼프에 빠졌던 파울러는 세계적인 교습가인 부치 하먼을 다시 찾아가며 재기에 성공했다.

파울러는 스윙 코치는 물론 오랜 시간 함께 했던 캐디까지 교체하며 심기일전했고 마침내 올시즌 7차례나 톱10에 든 끝에 로켓 모기지 클래식에서 우승했다. 2019년 WM 피닉스오픈 우승 이후 4년 4개월 29일 만에 거둔 통산 6번째 우승이다.

하먼은 올해 두 차례나 파울러를 만나기 위해 플로리다를 방문했다. 라스베이거스에 거주하는 하먼은 좀체 움직이지 않는다. 대회장에 와달라는 타이거 우즈의 요청을 거절해 결별했다는 하먼으로선 파울러의 재기를 위해 큰 공을 들인 셈이다. 하먼의 지도로 파울러는 셋업이 간단해졌고 과거의 예리한 아이언샷을 찾을 수 있었다. 로켓 모기지 클래식 최종일 18번 홀에서 보여준 두 차례의 칼날같은 아이언샷은 하먼과의 합작품이었다.

파울러의 다음 목표는 라이더컵 출전이다. 오는 9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유럽과의 대항전인 라이더컵에 자력으로 출전하고자 하나 어려울 경우 미국팀 캡틴인 잭 존슨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파울러는 로켓 모기지 클래식 우승으로 라이더컵 스탠딩에서 12위로 올라섰다. 자동출전권이 주어지는 6위까지는 갈 길이 멀다. 파울러는 동료들에게 인기가 높을 뿐 아니라 WGC-델 매치플레이에서 유럽팀의 간판인 존 람(스페인)을 꺾어 캡틴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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