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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학에 이룬 교습가의 꿈..USGTF 우수 지도자 이규원 프로
뉴스| 2023-09-30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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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이 넘은 늦은 나이에 골프 교습가의 꿈을 이룬 이규원 프로.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지난해 말 미국골프지도자연맹(USGTF) KOREA의 10대 지도자에 선정된 이규원(57) 프로는 만학도(晩學徒)다. 오십이 넘은 늦은 나이에 프로 테스트를 거뜬히 통과해 지도자의 길로 접어든 골프인으로 현재 부산에서 회원수 120명의 JS골프아카데미를 운영중이다.

경남 거창 출신인 이 프로는 다양한 이력을 거쳤다. 부산대와 대학원에서 부동산학을 전공했으나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 무역업에 종사했다. 하지만 지금은 학창시절부터 줄곧 관심을 갖고 있던 골프와 인연을 맺어 골프 교습가의 길을 걷고 있다.

이 프로가 골프에 빠져든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골프는 테니스와 탁구, 배드민턴 등 다른 스포츠가 상대의 허점을 공격해야 하는 반면 골프는 오로지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점이다. 골프는 규정 타수가 정해져 있고 누가 실수를 적게 하느냐의 게임이기에 인생과 비슷하다고 했다. 실력 차가 있어도 같이 어울려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남녀노소 3대가 함께 운동할 수 있는 종목이 골프라는 것이다. 아내와의 사이에 아들 3명을 둔 이 프로는 가족과 라운드를 즐기는 게 인생의 큰 낙(樂)이라고 했다.

이 프로는 스포츠 마니아다. 거창중 재학시절 축구선수로 활약했던 이 프로는 최근엔 드래곤 보트라는 팀 스포츠를 즐기고 있다. 아시안게임 정식정목이기도 한 드래곤 보트 경기는 용선경기라고도 하며 드럼과 조타수를 제외한 10~20명의 인원이 배를 타고 500m를 주파하는 방식으로 경쟁하는 스포츠다. 이 프로는 2013년부터 부산의 드래곤보트 클럽에 가입해 활동인데 이를 통해 체력과 팀웍을 키웠다.

골프는 1997년에 처음 시작했다. 부산 지역에서 2년간 레슨 프로에게 지도를 받았는데 한창 때엔 드라이버로 280m 이상을 날리는 장타자였다. 통도CC 클럽 챔피언전에서 289m를 날려 롱기스트상을 받았다. 2005년엔 같은 골프장에서 생애 베스트 스코어인 7언더파 65타(챔피언티 기준)를 쳤으며 sbs 골프채널의 서바이벌 스킬스 챌린지에 부산 대표로 출전하기도 했다. USGTF 프로 테스트도 오십이 넘은 나이에 응시해 충주 킹스데일CC에서 3오버파 75타를 쳐 한 번에 통과했다.

이 프로는 봉사정신도 투철하다. 어렸을 때부터 남 도아주는 걸 좋아했던 이 프로는 부산 영도구의 한 재활원에서 1급 지체 장애아들을 위한 목욕 봉사를 했다. 당시 국악 연주자들이 재활원에서 공연을 하는 걸 보고 색소폰을 배우게 됐고 이후 10년 이상 연주자로 양로원이나 요양병원에서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급한 성격을 고치기 위해 배운 악기가 삶의 기쁨이 됐다.

이 프로는 제자들에게 ‘긍정 마인드’와 ‘성실성’을 강조한다. “골프에선 좋게 생각하고 할 수 있다고 믿으면 안되는 샷도 가능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골프에서 부정적인 생각은 모든 걸 망치는 주범이다. 실제로 코스에 나가서도 제일 중요한 샷이 다음 샷이라고 했다. 대부분 골퍼들이 미스 샷이 나오면 이를 쉽게 잊지 못하고 집착하는데 오히려 다음 샷을 잘 할 수 있도록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좋은 골퍼가 되려면 성실하게 연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골프는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하는 운동이기에 연습만이 살길”이라고 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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