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올해도 오셨군요…76년전 독도서 아버지 잃은 김상복씨 15년째 고향 찾아 연탄배달
뉴스| 2024-05-23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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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연탄은행 김상복 대표와 자원봉사자 등 20여명이 연탄을 배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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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대구경북=김성권기자] 난했지만 그립고 눈물 나는 고향의 추억은 늘 행복하고 아름답습니다.

울릉도가 고향인 김상복(79) 속초 연탄 은행 대표가 사랑의 쌀과 연탄을 들고 소외되고 그늘진 이웃을 위해 15년째 고향을 찾아와 선한 영향력을 실천해 잔잔한 울림이 되고 있다.

23일 울릉군에 따르면 김대표등 속초 연탄 은행 나눔봉사단 9명은 지난 21일 울릉군을 방문해 연탄3,000장과 쌀10kg 짜리 150포를 전달했다.

전달식에서 김상복 대표는 고향사랑기부금 200만원도 기탁했다.

일행들은 23일 동안 울릉도에 머물며 협소한 골목에 차량 진입이 어려운 저 소득층 가구에 연탄을 직접 배달하는 노력 봉사로 더 불어 함께 사는 이웃사랑을 몸소 실천했다.

울릉도 오지 중 오지인 북면 본 천부 출신인 김상복 대표의 이번 나눔 실천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95월 울릉군을 방문해 이웃에 따뜻한 온기를 전달해달라며 연탄 4,000장을 전달하고 독도경비대와 모교 천부초등학교에 각각 100만 원의 성금을 전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고향 사랑에 각별한 애정을 보여 감동을 주고 있다.

김 대표가 어릴 적 고향을 떠난 후 그토록 고향에 애착을 가진 것도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겹도록 빈곤과 가난에 허덕이던 그 옛날, 그의 선친은 오지 마을에서 돈벌이가 없자 생계라도 유지하기 위해 독도 입도를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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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연탄은행 김상복 대표 등 9명은 울릉군청 마당에서 물품 기증식을 가진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을릉군 제공)


미역과 소라를 채취해 자식들을 공부시키겠다는 각오였다. 며칠을 열악한 환경 속에서 각종 해산물을 채취해 울릉도를 나올 생각에 희망이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그 희망도 잠깐이었다. 194868일 미군 폭격기가 독도 상공을 지나면서 아래에 있는 어부들을 인지하지 못하고 무차별 폭격을 시작했다.

폭격은 목표물을 타격해 정확히 대 충격을 가했고, 울릉도 주민등 한국 어부들에게 참화가 미쳤다. 결국 평화롭던 독도 바다는 미 공군의 폭격으로 아비규환의 현장이 됐다.
그때 김 대표의 아버지도 예외 없이 희생됐다.

그 후 김상복 대표는 아버지의 슬픈 기억을 지우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가난과 굶주림을 해결하기 위해 어린 시절 속초 명태잡이를 위해 고향을 떠났다.

이후 속초에서 온갖 궂은일과 시장에서 전전긍긍하며 눈물겨운 생활을 이어갔다.

요행히도 작은 전파사를 운영하며 수입도 생겼다. 천성이 착하고 부지런했던 그에게는 건물도 마련하고 선행을 베풀 여유도 생겼다.

2의 고향 속초가 나를 이렇게 먹여 살렸다는 고마움에 수년간 불우이웃에게 사랑의 연탄을 기증하는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쳤다. 또한 그가 운영했던 상가도 속초시에 기부채납(무상귀속) 하며 참사랑을 실천하는 본보기가 됐다.

그 결과 지난 2007`19회 속초시 문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독도 폭격 사고일인 매년 68일을 전후해 울릉도에 왔다. 올해는 개인 사정상 일정이 빨라졌다.

그는 푸른 울릉 독도 가꾸기 회에서 매년 주관하는 독도 위령제에 참석했다. 하지만 올해는 속초 연탄 은행 나눔봉사단과 함께 독도를 방문했다. 독도 현지에서 억울하게 희생된 아버지를 비롯한 어민과 독도를 지킨 선열들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서였다.

김상복 대표는아침저녁 으로 공기가 찬 날씨 속에 불우한 이웃들에게 연탄은 소중한 에너지이자 희망이라며독도를 지키는 고향 주민들을 위해 힘이 닿는 때까지 무엇이든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남한권 울릉군수는매년 잊지 않고 고향을 찾아와 사랑과 나눔 봉사를 실천하는 김상복대표와 봉사자 들에게 감사드린다.”김 대표의 아름다운 마음이 어두운 사회에 불을 밝히는 참사랑 정신으로 확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ks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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