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가정폭력 실태조사①] “집안일인데” “창피해서”…부부폭력 피해자 1%만 “도움 요청”
뉴스종합| 2017-03-26 12:01
-피해자 66.6% “신체 고통 등 그냥 있었다”
-폭력 피해율 큰 감소…3년전 3분의 1수준
-女 45%ㆍ男 47% “폭력원인은 성격차이”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부부폭력 피해자들 중 61.4%가 신고할 의사를 보였지만 실제 경찰 등에 도움을 요청한 경우는 1%에 불과했다. 대부분은 ‘집안 일’이 알려지는 것이 창피하거나 자녀들을 생각해서 신체ㆍ정서적 고통을 경험하고도 참고 살아왔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6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6일 발표한 ‘2016년 가정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부부폭력을 경험한 응답자 중 100명 중 1명(1.0%)만이 경찰 등 주위에 요청했다. 


대부분은 부부폭력이 발생한 상황에서 별다른 조치 없이 그냥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66.6%는 ‘그냥 있었다’고 답했고 자리를 피하거나 집밖으로 도망친 경우는 24.1%에 불과했다. 8.1%는 ‘함께 폭력행사’고 응답했다.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이유는 41.2%가 ‘폭력이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라고 답해 가장 많았다. ‘집안 일이 알려지는 것이 창피해서’(29.6%), ‘신고해서 소용이 없을 것 같아서’(14.9%), ‘자녀들을 생각해서’(7.3%) 등이 뒤를 이었다.

부부폭력을 경험한 응답자들이 폭력발생 이후 도움 요청한 대상은 ‘가족이나 친척’ 12.1%로 가장 많았고 ‘이웃이나 친구’ 10.3%, ‘경찰’ 1.7% 순이었다.

지난해 부부폭력률은 2013년에 비해 성별, 유형별, 폭력 피해와 가해 모두에서 감소했다. 특히 정서적 폭력이 현저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응답한 지난 1년간 배우자로부터의 폭력 피해율은 12.1%로 2013년 29.8%보다 17.7%포인트나 감소했다. 폭력유형별로는 정서적 폭력(10.5%), 신체적 폭력(3.3%), 경제적 폭력(2.4%), 성적 폭력 (2.3%) 순이었다.


여성의 배우자 폭력 가해율은 9.1%로 2013년(30.2%)의 3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

남성이 응답한 지난 1년간 배우자로부터의 폭력 피해율도 같은 기간 27.3%에서 8.6%로 18.7%로 대폭 감소했다. 남성의 배우자 폭력 가해율은 11.6%로 2013년(35.3%)보다 18.7%포인트 줄었다.

부부폭력을 경험한 응답자 중 여성이 남성에 비해 더 심각한 수준의 신체적, 정신적 고통 및 위협ㆍ공포심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부폭력 피해를 경험한 여성의 20.0%, 남성의 6.3%가 배우자의 폭력으로 인해 ‘신체적 상처’를 입었다. 또 여성 43.4%, 남성의 18.9%는 배우자의 폭력으로 인해 ‘정신적 고통이 있었다’고 했다. 배우자의 폭력행동 시 여성의 45.1%, 남성의 17.2%가 위협이나 공포심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폭력 피해경험이 있는 여성과 남성 모두 배우자로부터 폭력피해가 시작된 시기는 결혼 후 5년 미만이 50%를 넘게 차지했다.

강은희 여가부 장관은 “가정폭력 발생 시 경찰이나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기관 등 공적 지원체계에 도움을 요청하는 비율이 낮은 점을 개선하기 위해서 신고를 활성화하고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서비스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며 “가정폭력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 사회의 폭력허용적 문화 개선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가정폭력 예방교육과 홍보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mkkang@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