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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는 무조건 서울?…위암학회 "지방병원도 수준 높다"
뉴스종합| 2017-03-26 08:40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암 치료를 위해선 서울 큰 병원에 가야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때문에 전국 각지의 환자들이 서울 대형병원에 몰리면서 수술 시기를 놓치고 많은 비용과 함께 환자 가족들의 고통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위암만큼은 전국 어디에서나 평균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위암학회는 위암 치료 가이드라인 개발ㆍ각 연구회 지방 순연 개최ㆍ세부 전문의 제도 등 회원들의 수술 실력이 거의 평준화돼 지방에서도 안심하고 치료를 받아도 된다고 26일 밝혔다.

위암학회는 위암 치료를 하는 국내 의료진 대부분이 회원으로 가입된 단체로 지난해 기준 1460명의 의사들이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학회에 따르면 복강경ㆍ로봇수술 등 각종 의료장비를 이용한 새로운 수술법 개발과 그에 따른 가이드라인 적용을 모든 회원과 동영상으로 공유하고 있으며, 외국 의료진의 한국의 위암 치료 기술 연수도 해마다 늘고 있다.

또 위내시경연구회등 5개 산하 연구회를 서울 뿐만 아니라 지방에서 순차적으로 개최하고, 위장관외과 세부 전문의 제도를 통해 모든 학회 회원의 ‘수술 실력 상향 평준화’를 추구하고 있다.

위암학회 차기 이사장으로 내정된 이문수 순천향대천안병원장은 “학회가 운영하는 각종 프로그램과 연구회에 대한 지방회원들의 관심과 참여도가 매우 높다”며 “앞으로도 회원 간 학술적 교류를 위한 장을 더 넓히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김성근 위암학회 총무이사(여의도성모병원 외과)는 “위암 수술은 평균 4시간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의사 1명이 하루에 가능한 수술 횟수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며 “병원 ‘이름값’에 의존하는 것보다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치료를 받는 게 환자에게 더 이롭다”고 강조했다.

위암학회는 지난 2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시한 2차 위암적정성 평가 결과를 통해 이 같은 주장에 근거를 제시했다. 이번 평가에서 종합점수 산출기준에 부합하는 전국 114개 의료기관 중 1등급을 받은 곳은 98개(약 86%)에 달했다.

특히 지역별로는 서울시 28개ㆍ경기도 24개ㆍ경상도 22개ㆍ충청도 9개ㆍ전라도 8개ㆍ강원도 4개ㆍ제주도 3개여서 1등급 의료기관이 비교적 전국 각지에 골고루 분포했다는 분석이다.

김 총무이사는 “1등급 의료기관이 서울에 많아 보이는 이유는 모집단(분포 의료기관 숫자)이 크기 때문”이라며 “지방에 사는 위암 환자들도 충분히 서울과 동일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외국 의료진도 대한위암학회 의견에 동의했다. 세계적인 위암 전문가로 손꼽히는 일본 국립암센터 타케시 사노(Takeshi Sano) 교수는 “일본도 도쿄·오사카 등 대도시에 있는 의료기관을 선호하는 현상이 있지만, 지역별로 위암 치료 성적은 고른 편”이라며 “한국 의료진의 실력을 고려했을 때 일본과 마찬가지로 서울과 지방을 가릴 것 없이 우수한 위암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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