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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칼럼-이재석 카페24 대표이사]한류는 육성해야 할 ‘산업’이다
기사입력 2017-06-12 11:22 작게 크게

‘일시적 유행이다’, ‘거품이다’, ‘실체가 없다’. 한류라는 산업에 있어서 위기설은 꾸준히 따라다니는 동반자와 같았다. 벌써 20년전인 1990년대, 중화권으로 한국 드라마가 수출되면서 활로가 열렸던 한류인데, 세간의 평판은 늘 냉랭하기만 했다. 그렇다보니 발전에서도 소원했던 게 한류였다. 하지만 이제 한류를 보는 시각이 달라져야 한다. 유행이 아닌 산업으로 한류 현상을 분석하고 육성책을 고민해야 할 때다.

한류 위기론이 매번 나오는 것은 아직 산업으로서 기반이 약하다는 신호다. 신규 산업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사회적 육성이 필요하다. 관련해 곱씹어볼 사례가 영국의 붉은 깃발 법(Red Flag Act)이다. 19세기말 영국 자동차 산업 태동기에 시행된 이 법에는 차량 속도를 시속 6km로 제한하는 등 당시 주력이던 마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과도한 규제가 담겨있었다. 이후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은 아우토반 같은 도로 인프라에 적극 투자한 독일로 넘어갔다.

최근 우리 산업계 화두인 전기안정법 개정안에서 붉은 깃발 법이 연상된다. 안전한 제품을 만들겠다는 취지는 좋으나 과도한 사전 규제로 산업을 고사시킬 여지는 없을지 걱정된다. 한류의 차별화된 스타일은 강력한 사전 규제 앞에서는 발현하기 어렵다. 기업에 자율성을 주되 반칙에는 엄정하게 대처하는 식으로 입법 취지와 산업을 함께 살리는 방안이 필요하다.

여러 지표에서도 한류가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는 것이 확인된다. 일본 대중음악을 해외에서 J-Pop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한국음악도 해외에서는 K-Pop이란 단어로 쉽게 표현된다. 인기는 날이갈수록 뜨거워진다. 전세계 구글 사용자의 검색량을 측정하는 구글 트렌드에서 확인해보면, 2011년부터 K-Pop이 J-Pop 검색량을 압도한다. 한류에 대한 과도한 기대도 금물이지만 실체를 부정할 필요도 없다.

그럼에도 한류가 외면받는 것은 철강이나 자동차 같은 실물 상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체를 확인하기 어렵고, 경쟁력도 확인하기 쉽지 않다.

이처럼 실체도 경쟁력도 잘 보이지 않지만, 필자는 한류를 ‘한국인의 정’ 문화 맥락에서 파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류는 한국의 문화 콘텐츠에서 시작됐고, 문화 콘텐츠는 그 사회의 문화와 구성원의 기질을 반영한다. 독일과 일본의 기계 제품에 각 나라의 장인정신이 깃들어 있는 것처럼, 한류도 한국인의 독특한 기질에서 그 연원을 찾을 수 있다. 한국인의 독특한 기질이 만들어진 배경에는 ‘정’, ‘눈치’ 그리고 ‘기분’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

한국사회는 법과 정의를 포괄한 ‘정’이라는 프레임워크가 형성돼 있다. 정은 규범 없이도 정의가 구현되게 만들고, 상부상조 등의 인간 관계 속에서 깊은 감동을 만들어낼 수 있게 한다. 예절범절(에티켓)은 사회 구성원 간 좋은 관계를 위한 중요 요소인데, 한국인들은 주변 분위기를 빠르게 살피고 ‘눈치’껏 행동하면서 도덕ㆍ윤리적 경계를 지킨다. 이는 세상 변화를 읽어 신속하게 트렌드를 반영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된다. 마지막으로 한국인은 ‘기분’에 따라 생각과 판단을 바꾸는 경향이 있다. 이는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시시각각 변함에 따라 오히려 새롭고 다채로운 개성이 드러날 수 있도록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이제 한류가 한국의 차세대 산업에 도전하는 시점이다. 더 이상 위기론에 흔들리지 않도록 적절한 사회적 관심과 제도적 육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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