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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 범죄자 처벌강화 요구 빗발…그러나 범죄율은‘뚝’
뉴스종합| 2017-09-11 11:16

만 18세 이하 범죄자 8만8403명
매년 지속 감소 10년전보다 24%줄어
작년 기소율 7.1%로 처벌에는 ‘관대’
‘무서운 중3’…15세 범죄자 성인 추월도
양친 있는 중산층 가정 출신이 대부분

지난 2일 새벽 충격적인 사진이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로 빠르게 전파됐다. 마치 공포영화의 한 장면처럼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채 무릎을 꿇고 있는 한 10대 소녀의 모습이다.

이제 15살인 중학교 3학년 여학생들이 다른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을 집단으로 폭행한 이른바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은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 벽돌과 소주병, 2미터 길이의 쇠파이프로 1시간 30분간 무차별하게 폭행하는 장면은 인근 CCTV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피해자인 14살 여중생은 과다출혈로 거의 목숨을 잃을 뻔했다.

이 사건을 시작으로 강원도 강릉과 충남 아산에서도 ‘10대 집단 폭행 사건’이 계속 터졌다. 강릉 사건은 가해자들이 폭행 상황을 SNS로 실시간 중계까지 했다. 아무런 죄책감 없이 벌이는 10대들의 잔인한 범행 소식은 결국 ‘소년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입법 청원 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처벌보다는 교화에 목적을 둔 소년법 때문에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고, 청소년들의 범죄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청소년 범죄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만 18세 이하 미성년자 범죄는 사실 감소세가 뚜렷하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미성년 범죄자는 2016년 8만8403명으로 10년 전인 2007년(11만6135명)보다 24% 줄었다. 2009년 13만4155명까지 늘었다가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폭력범이나 흉악범(살인, 강도, 방화, 강도 등) 등 강력범도 줄고 있다.

폭력범은 2016년 2만1317명으로 2007년(3만1920명)보다 33% 감소했고, 흉악범도 지난해 437명으로 2007년(1403명)으로 10년 전보다 69% 급감했다.

청소년 범죄 가운데 유일하게 늘어난 건 성폭력 사범뿐이다. 2007년 1717명이었으나 2016년 3195명으로 54% 증가했다.

미성년 범죄자에 대한 처벌은 약해진 진 게 사실이다. 지난해 ‘기소’ 처분을 받은 미성년 범죄자는 6232명으로 전체 미성년 범죄자의 7.1%였다. 2007년 전체 미성년 범죄자의 11.9%(1만3853명)가 기소 처분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보다 최근 청소년 상대로 기소를 잘 안하고 있는 셈이다.

처벌은 많이 안하고 있지만 재범자는 줄고 있다. 5년 이내 재범을 저지르는 미성년 재범자는 지난해 1만9508명으로 전체의 22.3%였다. 이는 최근 10년간 평균 재범률(22.9%) 보다 다소 낮은 편이다. 


미성년자 나이별 범죄 추이는 매년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14세부터 늘기 시작해 18세 때 가장 많은 범죄를 저지른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14세 범죄자는 7524명이었고, 15세 1만3752명, 16세 1만7551명, 17세 1만7552명, 18세 2만2849명 순으로 많았다.

시기별로 중학교 3학년에 해당하는 만 15세 범죄가 성인인 19세나 20세보다 많은 적도 꽤 있다.

2013년 15세 범죄자는 1만6311명으로 20세 범죄자(1만6056명)보다 255명 많았다. 2012년의 경우 15세 범죄자는 2만645명으로 19세(1만9924명)나 20세(1만5877명) 보다 훨씬 많은 범죄를 저질렀다. ‘무서운 중학생’이란 말이 근거 없는 농담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절도범죄자는 10대가 다른 모든 나이 대와 비교해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검찰청이 2015년 절도범죄자의 연령별 분석을 한 자료에 따르면 만 18세 이하가 1만9094명으로 전체 절도범(7만7649명)의 24.6%다. 20대는 물론, 모든 연령대 중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미성년 범죄자는 가정환경이 특별히 나쁘다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경우보다 중산층 수준인 경우가 가장 많다.

대법원에 따르면 소년원에서 생활하는 미성년 범죄자의 71.3%가 양부모가 다 있었다. 편부가 12.7%로 그 다음을 차지했고, 편모(11.95), 고아(1.7%), 계부 또는 계모(0.9%) 순이었다.

형사정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소년원생들의 가정 수입은 200만~300만원이 30.7%로 가장 많았고, 300만~400만원이 24.8%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400만원이상이라고 답한 소년원생도 20.2%나 됐다. 전체의 75.7%가 월 200만원이상 수입이 있는 가정에서 자란 셈이다. 월평균 수입이 100만원 미만이라고 답한 소년 범죄자는 7.1%에 불과했다.

청소년들이 범행을 저지르는 이유는 대부분 우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원이 미성년 범죄 원인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45.5% 범죄가 ‘우발’적으로 일어났다. ‘호기심’이 27.4%로 두 번째라 많이 차지했고, 생활비 마련(11.1%), 유흥(10.7%) 등의 순이었다.

박일한ㆍ이유정 기자/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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