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현금 사라지니…불붙은 가상화폐 발행
뉴스종합| 2017-11-22 11:56
비트코인 800만원선 급등
현금없는 사회 도래 빨라져

러시아, ‘크립토루블’ 발행
중국·싱가포르 개발 추진
각국 중앙銀 발행·검토나서


최근 국내에서 가상화폐의 일종인 비트코인이 800만원 선까지 급등하는 등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일부 중앙은행들은 가상화폐 발행을 하거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물화폐를 통한 결제보다 신용카드나 디지털 수단을 통한 결제가 늘면서 ‘현금없는 사회’가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스웨덴에서는 법정화폐보다 비트코인의 유통량이 많아지는 현상도 나타났다.

22일 외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가 지난달 중순 국가 공인 가상화폐인 ‘크립토루블(CryptoRuble)’을 발행한데 이어 중국과 싱가포르도 국가 주도의 가상화폐 발행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적으로 가상화폐 붐이 일면서 이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자 정부나 중앙은행이 관리할 수 있는 가상화폐를 직접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디지털화폐 시대를 거스를 수 없으니 아예 가상화폐 공급자로 나서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의도에서다. 이미 많은 중앙은행들이 주화 비용을 절감 및 디지털화폐 시대에 대응하고자 ‘현금없는 사회’를 추진하고 있고, 한국은행도 올 4월부터 ‘동전 없는 사회’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가상화폐는 최근 전 세계 금융권을 놀라게 할 정도로 거래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국제지급결제은행(BIS) 산하 지급결제 및 시장인프라 위원회(Committe on Payment and Market Infrastructure, CPMI)에 따르면, 스웨덴에서 비트코인의 유통은 중앙은행이 발행한 화폐의 3.5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은 카드와 모바일결제가 보편화해 현금 사용률이 매우 낮가다. 우리나라도 2016년 말 현재 비현금 결제 비중이 86.4%로, 웬만한 금융 선진국들보다 높은 편이다.


국토 면적이 작고 지폐 수요가 많은 나라들도 발행화폐 대비 비트코인 유통이 늘어나는 추세다. 홍콩이 63.5%로 높은 편이었고, 스위스도 40%에 이른다. 국토가 넓은 캐나다도 51.9%로, 절반을 넘어섰다. 다만 미국과 유럽 등 대형 통화지역에서는 각각 2.1%와 2.5%에 불과하다.

이처럼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가상화폐에 적극 대응하는데도 한국은행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어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새로운 결제 수단이 등장해 현금을 대체하면 중앙은행의 효과적인 통화정책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영세 계명대 국제통상학과 특임교수는 “가상화폐가 법화나 다른 가상화폐와 시장에서 자유경쟁으로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커 중앙은행의 역할이 지금보다는 제한적일 수도 있다”면서도 “다만 가까운 미래에 법화가 가상화폐에 대해 경쟁력을 상실해 주도권을 내어 주진 않을 듯”이라고 내다봤다.

문종진 명지대 교수는 “은행간 금리보다 중앙은행의 예치금 금리가 낮으면 은행들이 중앙은행을 찾을 수밖에 없어 예전처럼 예금과 대출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예금ㆍ대출 능력을 보유하는 것이지 운용 규모의 크기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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