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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도보팅 연내 일몰이 곧 ‘기회’…주총꾼은 웃는다
뉴스종합| 2017-12-11 11:25
임시주총 건수 전년동기보다 3배↑
대주주 지분율 낮은 종목 영향력↑
의결권 위임장 확보 업체도 희색


올해 말 ‘섀도보팅’(의결권 대리행사 제도)의 일몰을 기회로 인식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른바 주총꾼이다. 내년 감사 선임이 어려울 것을 대비해 연내 주총 개최에 나선 기업들이 늘면서 ‘주총꾼’들은 대목을 맞았다. 주총꾼은 적은 수의 주식으로 주총에 참석해 금품을 받고 의사진행을 방해하거나, 특정인에 협력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주주와 주총꾼은 주식 취득 시점과 주식 수 등으로 구분한다”며 “임시 주총 때 한 몫을 챙기려는 목적으로 1주를 보유한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11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초부터 지난달 29일까지 감사ㆍ감사위원 선임 또는 안건 미확정 주주총회를 개최한다는 공시는 84건으로, 전년 동기의 29건과 비교해 2.9배 늘었다. 주총꾼이 활약할 수 있는 장(場)도 그만큼 커진 셈이다.

특히 이동이 쉬운 서울 소재 회사와 최근 주가가 떨어진 회사 등은 주총꾼의 주 공략 대상이 됐다. 주총 진행과정에서 상법상 흠결사항이 있다며 ‘주총결의 무효’를 외치는 방식으로 소란을 일으킨 사례가 대표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주명부에서 ‘프로 주총꾼’의 이름이 검색된 상장사들은 긴장 수위도 높아졌다”며 “교통비나 선물 제공 등으로 소란을 잠재우거나, 아예 강경 대응으로 일관하는 등 대응 방식은 상장사별로 제각각”이라고 전했다.

증권가에서는 타깃이 될 기업들이 언급되고 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주주 지분율이 25%이하 수준으로 낮은 기업일수록 주주총회 성립과 주요 안건 통과를 위해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한 주주 중심의 의사결정이 예상된다”며 “소액주주들에게 긍정적인 일로 앞으로 그들의 영향력은 증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총꾼과 함께 미소 짓고 있는 곳은 바로 ‘의결권 위임장 확보 전문 업체’이다. 이들은 상장사 측으로부터 위탁을 받아 직접 전국에 있는 소액주주의 자택을 방문, 의결권 위임장을 수집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관련 업무를 대행하는 업체는 10여 곳이 있다. 주요 고객은 경영권 분쟁 중이거나 주총 성사에 어려움을 겪는 상장사들이다.

의결권 위임장 확보 전문 업체 A사 대표는 “최근 위임장 확보 위탁대행의 견적을 묻는 문의가 부쩍 늘어났다”며 “견적금액은 의안내용, 필요 주식 수에 따라 달라지지만, 평균 5000만원~1억원 내외로 15일 안에 목표 위임장을 확보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부실기업 감소, 경쟁업체 증가 등으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섀도보팅이 폐지되면 일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영경ㆍ정경수 기자/kw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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