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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학, 中자금 거절…캠퍼스로 번지는 ‘G2갈등’
뉴스종합| 2018-01-17 11:32
중국과 미국의 갈등이 경제ㆍ무역에서 학계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미국의 대학이 중국의 영향력 행사와 학문의 자유 침해를 우려로 중국 재단의 자금 지원을 거절했다. 이에 대해 중국 언론들은 미국이 우월주의와 반중감정 때문에 중ㆍ미간 ‘캠퍼스 전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고 비난했다.

워싱턴포스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사진>가 반년간의 내부 논의와 조사 끝에 지난주 미중교류재단(CUSEF)의 자금 지원 제안을 거절하기로 했다. CUSEF와 중국 정부의 관계를 우려해서다. 


이 재단의 창립자는 둥젠화(董建華) 전 홍콩 행정장관이다. 그는 현재 중국 최고 정책 자문기관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이다. 중국 공산당의 국제적 영향력을 관리하는 당 지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인물이 창립자로 있는 등 재단의 자금 지원을 받을 경우 미국 대학의 학술 활동이나 기타 결정에 중국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다.

여기에다 텍사스가 지역구인 테드 크루즈(공화) 상원의원의 개입도 한몫 했다. 그는 그레고리 펜브스 오스틴 캠퍼스 총장에게 “CUSEF 자본을 받아들이면 중국의 인권 침해 등의 사상이 침투하고 미국 대학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하는 서한을 보냈다.

펜브스 총장은 크루즈 의원에게 보낸 답신에서 자금 지원 제안을 거절한 사실을 알리면서 “CUSEF 자본이 잠재적인 이해 충돌을 일으키거나 학문의 자유에 제한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보도가 나가자 중국 언론들은 미국의 중국 공포증이 캠퍼스로 옮겨 붙었다며 비난을 퍼부었다.

17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는 “미국이야말로 오랫동안 다른나라에 대해 겉으로 혹은 물밑에서 간섭하고 침투해왔는데 중국의 비정부기금의 지원에 침투를 거론하고 있다”면서 “우월주의로 똘똘 뭉친 미국이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자 과도한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문은 미국이 “자유사회에 대한 중국의 간섭을 거부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다른 대학들도 동참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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