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김영철 뜨자, 좌향좌ㆍ우향우하는 갈라지는 여의도
뉴스종합| 2018-02-23 10:16
- 바른미래당 보수색 강화하지만, 한국당과 차별성 고민도
- 한국당, 국회 보이콧 강수에는 ‘글쎄’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대한민국을 방문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중도를 표방했던 바른미래당이 갈림길에 섰다. 바른정당이 가졌던 안보 이미지를 계승하느냐, 자유한국당과 차별화를 꾀하느냐의 싸움이다.

바른미래당은 일단 보수색을 강화했다. 유승민 바른미래 공동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영철은 천안함 폭침 주범일 뿐만 아니라, 디도스 공격, 연평도 포격, 목함지뢰 도발 배후로 지목된 자로서 미국과 한국이 제재대상으로 지정했다”며 “정부는 방한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철회하라”고 주문했다.

[사진설명=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가 23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 참석을 반대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박주선 바른미래 공동대표도 “평창 올림픽에 참석할 북한 대표 자격이 김영철에게만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천안함 폭침 사태를 생각해보면 분노표출은 너무 당연한 일이다. 그가 오면 평화 올림픽이 갈등과 혼란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안보 문제만큼은 보수적으로 접근한다는 의미다. 반면 민주평화당은 ‘고위급 방남 계기로 북미대화 물꼬를 틀 수 있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내야 한다’며 초당적 협력과 지지를 약속했다. 서로 ‘보수 야합’, ‘민주당 2중대’라고 지적하는 와중에서도 안보는 색 찾기에 나선 셈이다.

다만 바른미래당은 보수 속에서도 존재감 찾기가 고민이다. 우파색채를 너무 강화하면 ‘보수야합’ 프레임에 갇힐 수 있기 때문이다.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안보는 남북이 대치하는 상황에서 국민 생명과 안전에 대한 문제기에 양극단에 끌려가는 것처럼 비칠 수밖에 없는 부분도 있다”고 고민을 전했다.

‘중도 스탠스’에 대한 고민은 국민의당 출신 의원에게서 두드러진다. 유 공동대표와 대승적으로 뜻을 같이한 박 공동대표도 한국당에 대해서는 “김영철이 한국 방문하면 사살이나 긴급체포해야 한다고 했다”며 “과도하고 분노를 넘는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안보 문제가 ‘한국당과 연대’로 비칠 점도 염려했다. 김동철 바른미래 원내대표는 “다시 말한다. 한국당은 심판 대상이기에 지방선거 연대는 없다”며 “(연대설은) 바른미래가 수권 대안정당 자리에 오를 것을 우려한 이기의 발로”라고 재차 강조했다.

때문에 바른미래는 자유한국당이 추진 중인 ‘국회 보이콧’ 등에는 거리를 뒀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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