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면역력 효능’ 홍삼 “폐암세포 차단 효과도”
라이프| 2018-04-26 11:21
서울대 약대 이호영 교수 연구팀
폐암 치료제 개발 가능성 열려


홍삼<사진>이 대표적 효능 중 하나인 면역력 강화는 주요 성분인 사포닌의 작용으로 알려져 있다. 홍삼의 비(非)사포닌 성분도 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이번에 새롭게 밝혀졌다. 파낙시놀이 암, 그 중에서도 폐암세포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삼을 이용한 암 치료제 개발 가능성도 열리게 됐다.

26일 고려인삼학회에 따르면 서울대 약대의 이호영 교수 연구팀은 인삼ㆍ홍삼의 파낙시놀 성분이 열 충격 단백질인 Hsp90을 억제함으로서 폐암세포, 폐암줄기세포를 차단해 항암 효과를 나타낸다는 점을 세포 배양ㆍ생체 내 실험을 통해 최근 규명했다. 


기존 홍삼의 사포닌 성분이 면역력 등에 효과가 있다는 점은 이미 밝혀져 있다. 그러나 비사포닌 성분이자 폴리아세틸렌계 화합물인 파낙시놀이 항암에 직접적으로 효과가 있다고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폐암은 국내 암 환자 사망 원인 1위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암으로 인한 주요 사망 원인이다. 표적항암제, 항암 면역 요법 등 다양한 치료법의 개발에도 불구하고 5년 생존율이 20% 정도에 그치는 난치암이다.

항암제 내성, 암 발생ㆍ악성화를 매개하는 인자로 암줄기세포가 꼽히고 있다. 항암 치료 후 재발하는 암은 암줄기세포로부터 유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암줄기세포를 제거하는 것이 항암제 저항성과 암 재발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학계에서는 보고 있다. 따라서 최근 들어 학계에서는 암줄기세포를 제거해 항암 효과를 나타내는 물질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열 충격 단백질인 Hsp는 단백질의 구조 형성에 관여하는 인자로, 여러 암세포에서 과도하게 발현돼 있어 항암제 개발의 표적이 돼 왔다. 현재까지 개발된 Hsp 시스템 저해제는 대부분 Hsp90을 억제하는 약제로, 이들 대부분은 심각한 독성, 낮은 수용성, 미약한 항암 효과 등의 문제로 인해 임상 진입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새로운 Hsp t시스템 억제제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연구팀은 유전자 교정 기술을 이용한 형질 전환 마우스 모델과 폐암세포를 이식한 마우스 모델을 이용해 홍삼의 파낙시놀 성분이 발암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한 자발적 폐암 생성은 물론 폐암세포 이식으로 생성된 종양의 성장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점을 확인했다.

또 홍삼의 파낙시놀 성분이 폐암줄기세포와 폐암세포의 세포 자멸사를 유도해 생존 능력을 억제할 뿐 아니라, nM(나노몰랄농도) 수준의 아주 낮은 농도에서도 암줄기세포의 형성과 Oct4, Nanog, Sox2 등 암줄기세포 마커의 발현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면서 다양한 정상 세포에는 독성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홍삼의 파낙시놀 성분이 Hsp90의 N-터미널(terminal)과 C-터미널에 존재하는 ATP 결합 부위에 작용하여 Hsp90을 억제함으로써, 폐암줄기세포와 폐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억제한다는 기전도 밝혀 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홍삼의 면역력 증진과 피로도 개선을 통한 항암치료 보조 효과에서 나아가 홍삼의 파낙시놀 성분이 항암에 직접적으로 효과가 있다는 점을 규명한 것”이라며 “특히 천연물인 홍삼을 이용해,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인 항암 요법 개발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함은 물론 의약품으로서 적용 가능성을 제시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SCI(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에 등재된 종양학 분야 국제 학술지 ‘캔서 레터스(Cancer Letters)’ 최근 호에 게재됐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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