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인터뷰]법무법인 다빈치 정준모 변호사 “늘어나는 게임 저작권 분쟁, 소송보단 대화와 협상이 우선”
기사입력 2018-06-08 11:26 작게 크게


- 개발자 '팩트체크' 선행 및 법률 전문가 조언 필요성 강조

"게임사들이 점차 저작권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만큼, 과도한 소송 제기 이전에 상호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정준모 법무법인 다빈치 변호사는 과거 '리니지 소비자집단소송'과 같은 유저와 게임사 간 소송을 비롯해 다수의 게임 저작권 분쟁 등 수년 간 국내 게임업계에서 발생한 다양한 법률적 사건들을 다뤄온 '게임 전문 변호사'로 알려진 인물이다.

특히 그는 게임사들이 가치가 높아진 IㆍP(지식재산권)를 보호할 필요가 생겼고, 국내외 게임시장에서 점차 경쟁이 심화되는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인해 게임 저작권 분쟁이 증가한다고 예측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게임 콘텐츠 간 실질적 유사성을 증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은데다가, 과도한 배상금 청구 때문에 격렬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 변호사는 "분쟁이 발생할 경우 개발사 내부에서 콘텐츠를 세밀하게 검토하고, 유사한 부분에 대해서는 최대한 조정을 통해 해결하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외에도 정준모 변호사는 판례 자료 공유나 상담 등을 통해 법률 조언을 구하기 힘든 중소 게임사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킹닷컴 '팜히어로 사가'와 아보카도 엔터테인먼트 '포레스트 매니아' 간 저작권 분쟁을 필두로 엔씨소프트 '리니지'와 이츠게임즈 '아덴', 넷마블 '모두의마블'과 아이피플스 '부루마불', 펍지주식회사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와 에픽게임즈 '포트나이트', 위메이드 '미르의전설' 등 최근 국내 게임업계 내에서 저작권 분쟁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더불어 지난 2014년 1월 31일 '부정경쟁방지법' 내 신설 조항이 시행된 이후, 게임 저작권 분쟁의 양상 역시 그래픽, 세계관, 아이템, 수치 데이터 등 세부적인 항목까지 문제를 삼으며 복잡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정준모 변호사는 "앞으로 게임 저작권 분쟁에서는 저작권ㆍ상표권을 넘어 부정경쟁방지법과 민법 사항까지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인은 저작권 보호 '강화'
이처럼 게임 저작권 분쟁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상황에 대해, 정 변호사는 게임사들의 IㆍP 가치에 대한 인식 변화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과거 온라인게임 시절에는 개발 여건상 게임을 베끼는 일이 쉽지 않았으나, 다수의 작품들이 매일 쏟아져 나오는 현재 모바일게임 트렌드에서는 유사한 게임 콘텐츠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IㆍP라는 자산을 법적으로 보호하겠다는 게임사들의 의지 역시 강해졌다.

이와 함께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점차 심화되는 업계 내부 경쟁도 게임 저작권 분쟁 증가의 중요한 요인으로 손꼽힌다. 특히 모바일 MMORPG나 캐주얼 게임, FPS게임 등 비슷한 시기에 동일 장르의 게임들이 대거 시장에 등장하다보니, 치열한 경쟁 구도가 형성되면서 선발주자 입장에서는 그래픽, 캐릭터, 플레이 방식, 시스템, UㆍI 등 저작권 침해 주장을 통해 자사 타이틀의 독창성을 입증해야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정 변호사는 "모바일게임 시장의 치열한 경쟁과 게임사마다 자사 게임 IㆍP를 앞세워 글로벌 진출과 매출 성장을 이뤄내야 하는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함에 따라, 게임 저작권을 법적으로 확실하게 지켜내야 한다는 필요성이 높아진 것이라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실질적 유사성 증명이 '관건'
게임 저작권 분쟁에 나선다고 해서, 무조건 자사 IㆍP에 대한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 변호사 역시 불법서버 및 사설서버처럼 100% 저작권 침해를 입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면, 장르적 특성이 강한 아이디어나 플레이 방식 등 게임 요소는 '실질적 유사성' 입증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게임 아이템의 가치나 게임 저작권 분쟁의 중요성에 대한 사법기관의 인식 변화에도, '독창성'은 여전히 모호한 법률 해석이나 적용 여지가 존재한다.

이어 대부분의 게임 저작권 분쟁에서 게임사들이 주장하고 있는 '부정경쟁방지법' 역시 승소를 위해서는 실질적 유사성을 입증하고, 재판부의 인정을 받아야한다. 실제로 지난 2015년 아보카도 엔터테인먼트 '포레스트 매니아'의 저작권 침해와 부정경쟁행위가 일부 인정돼 1심에서 승소했던 킹닷컴은 지난해 1월 진행된 2심에서 UㆍI나 맵, 특정 레이아웃 등 실질적 유사성 측면에서 저작권 침해로 보기 힘들다는 판단 아래 원고 패소 판결을 받은 바 있다.

"게임 저작권 분쟁의 핵심은 결국 그래픽이나 아이디어, 시스템 등 게임 콘텐츠에 대한 면밀한 사실분석과 소송에서 제기된 유사성이 장르적인 특성에서 기인했는지 여부입니다. 즉, 원고와 피고로 분쟁에 나서는 양 게임사 모두 관련 판례나 실제 사례에 대한 조사 및 연구를 선행해야하고, 게임 전문 로펌이나 변호사의 자문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과도한 소송 우선주의 '우려'

다만 정준모 변호사는 과도하게 소송에만 집중되는 경향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현재 게임 저작권 분쟁은 저작권 침해가 의심되는 게임에 대해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심의 취소를 요청하거나, 모바일게임 유통 플랫폼을 상대로 한 서비스 중지 가처분 신청이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저작권법 위반을 근거로 관할경찰서에 형사고소장을 접수하는 경우도 다수 등장했다. 
특히 게임 저작권 분쟁이 소송 우선주의로 흘러가거나 과도한 배상금이 책정되는 경우, 법률적 기반이 부족한 중소 게임사들의 피해가 커질 확률이 높다.

이에 정 변호사는 "소송을 제기하기에 앞서, 양측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로의 입장은 무조건 듣지 않겠다는 자세보다는, 고소와 고발로 이어지기 전 콘텐츠를 수정하는 정도로 충분히 합의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저작권 분쟁에 대응하기 위해선 게임사는 개발자의 표절 가능성 예방과 참고나 표절 여부에 대한 팩트체크에 신경을 쓰고, 제대로 된 법률적 조언도 받아야합니다. 앞으로도 저와 법무법인 다빈치는 국내외 게임사들에게 저작권 분쟁 외에도 다양한 법률 자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Side Story-중소게임사 법률도우미 활동 '지속'
자체 법무팀을 갖춘 대형 게임사와는 달리, 중소 게임사들은 기초적인 법률적 조언을 구할 전문가를 찾는 일부터 쉽지 않다. 이에 정준모 변호사는 꾸준히 중소게임사들의 법률 관련 업무를 지원하는 활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법무법인 다빈치는 지난 5월 '플레이엑스포' 현장에 부스를 마련해 중소 게임사들을 대상으로 법률 상담을 진행했으며, 오는 11월 개최 예정인 '지스타 2018'에도 3년 연속 참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정 변호사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게임 관련 분쟁 사례를 분석한 판례평석과 같은 자료를 제작하고 공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프로필

● 서원대학교 법학과 졸업
● 제 43회 사법시험 합격
● 사법연수원 제 33기 수료
● 사단법인 게임분쟁연구소 소장
● 법무법인 다빈치 변호사
● 국내외 주요 게임사 법률자문 및 소송 진행


정우준 기자 ga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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