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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칼럼-전영진 부동산 평생교육원 구루핀 기획 대표] 원주민 지키는 재개발·재건축 하려면
뉴스종합|2018-07-09 11:22

철거민 세입자들의 농성, 택배 차량을 막았다는 대단지 아파트의 집단 이기심, 임대아파트와 담장을 쌓아 임대 거주 학생들이 빙빙 돌아 학교에 다닌다는 모 아파트 단지.

우리가 목격하는 또는 기억에 남아있는 ‘아파트 공화국’의 부정적인 모습들이다. 사실 아파트 공급에 절대적 역할을 했던 것이 재개발 재건축이고, 그 혜택을 본 쪽은 원주민들이 아닌 투자목적으로 몰려든 외부인들과 건설사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런데 다른 각도의 문제도 있다. 낙후된 환경에 못사는 사람들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이 옳은가다. ‘둥지 내몰림’(gentrification)이 두려워 냄새 풍기는 하수도에 매년 수도 동파가 반복되는 환경을 방치해야 할까. 무엇보다 노후 주택이 늘어나면서 거주지의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이라면 그대로 놔둬서는 안된다. 사실 풀어야 할 문제 몇 가지만 해결하면 기존 서민들의 재정착과 살기 좋은 도시의 완성이 그리 어려워 보이지만도 않는다.

가장 큰 문제는 결국 사업성 배분이다. 개발이익이 온전히 원주민들에게 돌아가 재정착에 도움을 준다면 ‘둥지 내몰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1995년부터 재개발 재건축 한 분야에 몸담으며 목격한 현장의 실상은 지역 주민을 위한 개발사업이 아닌 시공사 배불려주기였다는 점이다. 심지어 그 당시 국토부 유권해석의 여러 가지를 살펴보면 주민들의 입장이 아닌 시공사의 공사 진행에 도움을 주고자하는 사례들을 흔히 찾을 수 있다.

주민들과 시공사와의 추가분담금 지급 시기 소송의 판결도 시공사 편의를 봐줬다. 돈 없는 주민들은 사업비, 이주비를 고리(高利)로 빌린 것도 모자라 추가 분담금까지 미리 내게 해 도저히 버티지 못하고 내쫓기게 만들었던 판결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개발사업의 이익이 시공사의 배불리기가 아닌, 원주민의 재정착에 도움이 되게 구조를 만든다면 그리 어려운 해법도 아니라 본다. 원주민 재정착을 돕기 위한 원천적인 해법은 초기 사업자금의 국가지원이다.

사업의 가장 절대적이고 중요 요소인 토지 자본은 조합원이 가지고 있지만 진행자금 마련은 뜨거운 감자다. 초기엔 누군가 선뜻 내는 구조가 아니어서 항상 사업의 시작은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시공사에게 초기 사업자금을 융통할 수밖에 없었고, 그 시작을 빌미로 많은 권리와 이권을 불합리하게 내주는 일들이 허다했다. 이를 막고자 2003년부터 시공사 참여를 조합설립인가 이후로 제한하였으나 오히려 조합원이 기댈 곳만 없게 만들었던 것이 현실이다.

이런 점에서 문재인 정부에서 진행하는 도시재생사업의 지원금 제도에는 찬사를 보낼만 하다. 꼭 개발을 해야 할 곳은 기존 가로를 유지하여 집단군집 현상을 막으면서도, 정치적 입김이 아닌 주민들의 의지로 개발하게 하는 ‘빈집 및 소규모정비사업을 위한 특례법’의 가로주택정비사업은 획기적이라고까지 할 수 있다.

반드시 개발할 곳은 주민들의 의지를 바탕으로 국가예산이 마중물이 되어야 한다. 개발이익은 원주민들의 재정착에 쓰이고, 투기세력은 원주민보다 더 많은 분담금을 내게 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되면 원주민의 재정착을 도우면서도 도시기능을 회복하는 재개발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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