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공연이 달라졌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다는 이유로 스토리 전개가 늦어 어른에게 지루하기만 한 공연이 아니다. 스토리는 물론 출연자의 연기, 노래 그리고 무대에 이르기까지 그 완성도가 높아졌다. 뮤지컬 ‘마틸다’의 한 장면 [제공=신시컴퍼니] |
▶첫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마틸다’
아이들을 ‘악’ 으로 보는 어른시각에
자기방식으로 유쾌하게 맞서는 마틸다
▶가족 오페라‘헨젤과 그레텔’
19세기 열악한 아동인권 현실 반영
아이들보단 어른 위한 공연에 가까워
관객층 확대는 한국 공연계의 오랜 숙제다. 주요관객인 20~30대 여성관객을 넘어 어린이와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한 공연이 꾸준히 시도되는 이유다. 특히 최근엔 어린이 공연이라고 해도 어른들도 즐길 수 있도록 공연 내용, 깊이, 완성도가 높은 작품들이 무대에 오르고 있다.
▶첫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 ‘마틸다’=책을 좋아하는 5살 소녀 ‘마틸다’는 겉으로는 무척이나 세침하고 세상에 관심이 없는 아이지만 누구보다 호기심이 많고 에너지가 넘친다. 자녀에 별 관심 없는 부모와 아이들을 세상의 ‘악’으로 생각하는 교장, 마틸다는 이에 지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유쾌하게 맞선다. 지난 9월 8일부터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고 있는 신시컴퍼니의 뮤지컬 ‘마틸다’의 주요 내용이다.
세계적 작가인 로알드 달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영국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가 제작했다. 한국에서는 신시컴퍼니가 첫 해외 라이선스로 무대에 올린다. 앞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로 주 관객층 확대를 꽤했던 신시컴퍼니의 기대작이다.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는 “빌리에 이어 관객의 세대 폭을 넓혀보고자, 창립 30주년 기념작으로 미래 지향적 작품을 선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뮤지컬 ‘마틸다’의 한 장면 [제공=신시컴퍼니] |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의 한 장면 [제공=국립오페라단] |
어린이 오페라, 가족 오페라라는 수식어가 붙지만 공연 내용은 그림형제 원작에 충실해 아이들보다는 어른을 위한 공연에 가깝다. 사탕비가 내리는 꿈, 과자로 만들어진 집, 공포감을 조성하는 어두운 숲은 아이들의 상상력에 기대지만 바그너 계보를 잇는 오케스트레이션으로 유명한 훔퍼딩크의 음악은 복잡하고 웅장해 오케스트라 자체로도 즐길만 하다. 또한 작품 곳곳에 체벌 등 폭력적 장면과 성적 모티브는 작곡 당시였던 19세기 사회현실을 반영하며, 열악한 아동 인권 현실도 보여준다.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의 한 장면 [제공=국립오페라단] |
환상적 동화부터 사회현실 반영까지, 다양한 층위를 가진 오페라가 다양한 관객 연령층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기대된다. 공연은 13일까지다.
이한빛 기자/vic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