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일반
[비포 스타트업] 손정의 소프트뱅크가 주목한 당근마켓
뉴스종합| 2018-11-05 07:06
김재현 당마켓 대표가 헤럴드경제를 만나 사업 모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동네 벼룩시장을 모바일로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포화상태에 달한 것으로 보였던 온라인 중고시장에 눈길을 끄는 모델이 등장했다. 세계적인 투자자 손정의의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45억원의 투자를 받은 ‘당근마켓’의 김재현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당근마켓을 설명하는 키워드는 ‘당신 근처의 시장(마켓)’이라는 사명의 유래답게 ‘동네주민’이다.

걸어서 혹은 10분 이내의 이동 거리에 있는 사람들과 직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는게 기본 사업모델이다. 동네주민이 거래 상대자인 만큼 피드백 하나하나가 더욱 무겁게 와 닿는다. 여타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이 골머리를 앓는 판매자와 구매자의 신뢰문제를 동네주민 직거래라는 큰 틀로 해결했다.

김재현 대표는 “동네에서 연결을 지향한다. 동네에서의 소소한 무료나눔도 권장한다. 동네 주민끼리의 만남에 구매자나 판매자 모두 음료수를 하나씩 더 가져온다거나 한다. 거래만족도가 높아지고 사기나 노쇼(No-show) 같은 비매너 행동도 잡힌다”고 했다.

당근마켓에 주목할 지점은 또 있다. 숫자다. 방문자당 하루 평균 체류시간은 20분, 월26회 실행했다. 월간 방문자(MAU) 수는 2016년 6월 2만3000명에서 1년만인 2017년 6월 22만9000명으로 10배 증가했다. 2018년 6월에는 86만7000명으로 급증했다.

김 대표는 “동네에서 벼룩시장을 열면 사람들이 특별히 뭔가를 사지는 않아도 돌아다니면서 무슨 물건들이 나와있나 돌아다니면서 구경하기를 즐겨한다. 그러면서 판매자와 말을 한번이라도 더 걸게 된다. 당근마켓은 그걸 모바일로 옮겨왔다”고 했다.

당근마켓은 그러면 처음에 어떻게 시작하게 됐을까. 김 대표는 성공적으로 엑싯을 경험한 창업자다. 김 대표는 여성 의류 쇼핑몰을 모아 보여주는 ‘포켓스타일’과 소셜 커머스 ‘쿠폰 모아’, 지역 상점과 프랜차이즈 매장 쿠폰 혜택 서비스 ‘비바 히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 싱크리얼스를 창업해 운영했다.

사업 시작 26개월 만에 싱크리얼즈는 카카오의 눈에 들었다. 김 대표는 싱크리얼스를 카카오에 넘기며 창업의 한 매듭을 지었다. 이후 카카오에서 카카오택시 등을 만드는 팀에서도 근무했다.

김 대표는 첫 창업을 전후로 한 시기에 카카오와 네이버를 다니며 사내 장터 게시판에 주목했다. IT 기업이 몰려 있는 판교 지역 벼룩시장으로 시야가 넓어졌다.

김 대표는 “바로 옆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친구 누구는 기계식 키보드를 사고 싶어 하고, 또 다른 누구는 블루투스 헤드셋을 사고 싶어한다는 이야기를 직장 동료나 친구들, 동네 주민들끼리 한다. 그러면 이 사람들은 사내 장터 게시판을 계속 구경하다가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 시켜주고 하는 입소문이 쉽게 가능한 구조”라고 했다.

이후 김 대표는 회사를 나와 IT 단지가 몰려 있는 구로디지털단지, 가산디지털단지 등을 판교 밸리 다음 타겟으로 설정할까 고민했다. 중고거래 제품 중 상당수가 육아용품인 점에 착안해 지역 ‘엄마 커뮤니티’가 활성화 된 지역들을 공략했고, 이 전략은 지금까지 성공했다.

앞으로 김 대표는 당근마켓을 통해 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을 걸까.

그는 “시작은 중고거래 서비스로 했지만 지향점은 지역 커뮤니티에 있다. 동네 주민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이 각 지역별로 만들어짐으로써 따뜻한 동네 문화가 자리를 잡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jin1@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