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영인
현대차 정진행 부회장, 현대건설행 이유는...
뉴스종합| 2018-12-12 11:17
MK가 중용한 ’브레인‘
현대엔지니어링 상장등
지배구조개편 가능성↑

현대건설 박동욱 대표이사 사장과 새로 부임한 정진행 부회장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현대건설에 부회장이 처음 생겼다. 현대자동차에서 7년간 전략기획을 담당하던 정진행(사진 우)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현대건설로 둥지를 옮겼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에서 건설부문이 갖는 무게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12일 단행한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통해 정진행 현대차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현대건설로 발령냈다. 정 부회장은 이번에 현대제철로 자리를 옮긴 김용환 부회장과 함께 전략기획을 담당하며 그룹을 이끌어왔던 인물이다. 김 부회장은 정몽구 회장의 ‘오른팔’이었다.

정 부회장의 부임에도 박동욱(사진 좌) 현대건설 사장의 위상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현대건설 사내이사들의 임기는 2021년까지다. 중도에 사퇴하지 않는 한 임기는 채울 것으로 보인다.

최대 관심은 그룹 지배구조에서 현대건설의 역할이다. 현대건설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11.72%의 지분을 갖고 있다. 현재 장외가 기준으로 추정해도 7000억원 이상의 가치가. 현대글로비스를 제외하면 정 수석부회장의 계열사 지분 중 가치가 가장 높다.

현대차그룹에서 시급한 지배구조 숙제는 순환출자 해소다. 기아차와 현대제철이 가진 5조2000억원 상당의 현대모비스 지분 처리다. 결국 이 과정에서 정 부회장에 지배회사 지분률을 높여야 한다. 자산이 필요하다.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이 요긴할 수 밖에 없다. 다만 비상장으로는 어떤 형태의 주식거래라도 적정 가치 논란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삼성도 지배구조 개편과정에서 총수 일가가 지분을 가진 삼성에버랜드(현 삼성물산)와 삼성SDS를 상장했다. 현대엔니지어링이 상장되면 기업가치가 투명해져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다른 계열사와의 합병도 쉬워진다.

이번 현대차그룹 인사는 정 수석부회장의 친정체제 강화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 가능성도 그만큼 더 높아진 셈이다.

일각에서는 정 부회장의 ’건설행‘에 대해 좀처럼 진척이 없는 삼성동 그룹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설에 속도를 내려는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 부회장은 그룹에서 전략을 오래 담당했고, 박 사장은 재무분야 전문가다. 두 사람은 서강대 동문에다 현대차에서 함께 근무한 기간도 길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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