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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대 앞두고 배터리업계 광폭행보…이번엔 소재 내부수급에 ‘총력’
뉴스종합| 2018-12-19 08:36
- 배터리 소재 수요 확대에 따른 ‘소재 내재화’에 잇따른 투자
-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ㆍ생산 비용 절감 꾀할 수 있어
- 중간소재 제조사 투자 및 합작법인 설립 통한 재료 수급 안정화


삼성SDI 헝가리 배터리 생산공장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전기차 대중화를 앞두고 배터리업계의 광폭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잇따라 글로벌 생산 거점 구축에 나서며 생산력 확대에 박차를 가한 배터리업계는 최근 소재 내재화에 집중하고 있다. 중간소재 제조사에 대한 투자와 합작법인설립으로 핵심 소재를 내부에서 수급함으로써 ‘내실’을 다지겠다는 포석이다.

소재 내재화는 배터리 수요 확대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생산 비용 절감에서도 적지않은 효과를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19일 배터리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국내 배터리 3사는 양극재ㆍ음극재ㆍ분리막 등 배터리를 구성하는 핵심 중간소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SDI는 이차전지 핵심 소재를 제조, 납품하는 자회사 STM(에스티엠)에 684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삼성SDI는 내년 1분기 중 양극재 제조설비를 STM측에 384억원 규모에 양도키로 했다. 삼성SDI는 이번 출자와 관련, “양극재 제조설비 매입 자금과 운전자금 확보를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번 출자로 삼성SDI는 배터리의 전압과 용량을 결정하는 핵심 구성 요소인 양극재의 내재화율을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삼성SDI의 양극재 내재화율은 30~40%로 높인 상태다. 양극재 내부 수급 비중을 높이고 동시에 배터리 핵심 소재 중 하나로 양극재에 들어가는 리튬 등 핵심 자원까지 확보함으로써 삼성SDI는 배터리 수요 확대에 따른 재료 수급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삼성SDI는 포스코와 손을 잡고 컨소시엄을 구성해 칠레의 리튬 프로젝트 사업자로 최종 선정되기도 했다. 이 컨소시엄은 575억원을 투자해 칠레에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2021년 하반기부터 연간 3200톤의 양극재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SK그룹의 지주사인 SK㈜도 지난 11월말 약 2700억원을 투자해 2차 전지 필수 부품인 동박(銅箔)을 제조하는 중국 왓슨(wason) 지분 약 30%를 인수해 중국 1위 동박 제조업체의 2대 주주가 됐다.

동박은 머리카락 굵기의 15분의 1수준의 얇은 구리 포일로,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부품이다. 배터리 음극재의 지지체로 전류를 흐르게 하는 역할을 한다. SK㈜의 투자는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이 동박을 수급하는 데 있어서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생산공장

앞서 지난 10월 SK이노베이션은 중국 장쑤성에 리튬이온전지 분리막(LiBS)과 세라믹 코팅 분리막(CCS) 생산 공장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내년 초 착공이 예정된 이 공장은 오는 2020년 3분기부터 전기차 및 IT용 배터리 제조사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양산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다만 현재 SK이노베이션은 양극재와 관련해서는 내재화 비율이 ‘0’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양극재는 외부에서 전부 조달해 사용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양극재 업체와 공고한 협력관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 난징1 배터리 생산공장

LG화학 역시 올해 들어 양극재 생산 확대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2021년까지 양극재 내재화율을 50%이상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현재 LG화학의 양극재 내재화율은 25~30% 수준이다.

LG화학은 2016년 9월 GS이엠의 양극재사업을 인수해 양극재 생산기술을 확보하면서 양극재 자체 생산을 시작했다. 올해 4월에는 2020년까지 2394억원을 출자해 세계 1위 코발트 생산기업인 중국의 화유코발트와 손잡고 전구체 및 양극재 합작 생산법인을 설립키로 했다. 전구체는 양극재 제조를 위한 상위 공정이다. 해당 생산법인은 향후 LG화학 중국 생산기지의 원활한 소재 수급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시장은 이미 기술 경쟁만이 아니라 가격면에서도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며 “생산량 증대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함과 동시에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소재 내재화는 앞으로 배터리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balme@heral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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