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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공사 안전한가] “서울 땅속 이미 2만㎞ 터널세상…GTX공사 불안감은 기우”
부동산|2019-01-11 11:14
2023년 개통 ‘GTX-A’ 지난달 27일 착공
거점마다 수직굴…‘첨단공법’ 일제히 굴착
완공된 후 화재·침수·지진에도 끄떡없어
민·관 노선갈등, 정부 면밀한 감독 숙제


국내 한 건설사가 NATM(발파) 공법으로 대심도터널 굴착 작업을 하고 있다. 상부 보강 작업도 같이 진행하고 있다. [헤럴드경제DB]


#. 괴짜 또는 혁명가로 통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로스앤젤레스(LA)에 건설 중인 초고속 지하터널 ‘루프’ 일부를 공개했다. 머스크는 “미국 대도시의 극심한 교통 체증을 해소하려면 지하 터널이 필요하다”고 선언하고 대규모 지하 교통망 건설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현재 LA서부지역 인근 주민들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작업이 중단된 상황이다.

땅속 세계를 만들고자 하는 인류의 도전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인구 과밀로 인한 대기오염과 교통체증, 기후변화를 겪은 선진국들은 20세기 중ㆍ후반부터 지하로 눈을 돌렸다. 캐나다 몬트리올의 ‘언더그라운드시티’는 여의도 1.5배 규모로 인간이 만든 세계 최대 규모의 지하 도시다.

한국 역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의 착공이 본격화하면서 지하 교통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 거주지역 밑으로 공사가 진행되는 데 대해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GTX 공사, “기술ㆍ제도적 안전장치로 무장”=지난달 27일 착공식을 마친 GTX-A노선은 완공되면 대한민국 지하 교통의 패러다임을 바꿀 전환점으로 평가받는다.

GTX는 수도권의 지하 40m 이하 대심도를 지나는 고속전철이다. 주요 거점마다 50m의 수직굴을 건설하고 첨단 공법을 통해 일제히 굴착을 진행한다. 노선 직선화를 통해 최고 속도는 시속 180㎞에 달한다. 수도권 외곽에서 서울 도심까지 불과 20분대에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투입비만 3조원에 육박하는 GTX-A노선의 경우 2023년말 개통이 예정돼 있다.

한국의 지하 터널 공사 기술은 중동과 싱가포르 등지에서 무수한 실적을 쌓으며 이미 세계적 수준에 오른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GTX는 최첨단 기술의 정수로 꼽힌다. 곽종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본부장은 “GTX는 화재대응, 침수대응, 내진설계 등 세계적으로도 안전한 시공사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사 과정이나 착공 후 지상 건축물이 흔들리거나 소음이 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선 기우라는 게 건설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이미 서울 도심 지하에 무수한 지하철이 다니고 있지만, 누구도 직접적으로 느끼지 못하는 것과 같다. 서울의 땅 속은 이미 지하철과 상하수도 시설 등 2만㎞에 달하는 지하 시설이 거미줄 처럼 만들어져 있다. 제도적인 장치도 구비돼 있다. 지하안전법과 각종 조례를 비롯해 안전장치를 2중, 3중으로 마련해 놓았다. 


▶노선 변경ㆍ보상금ㆍ환기구 문제 등 숙제 많아=그럼에도 GTX는 착공 시작 전부터 사회적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GTX-A노선이 지나가는 지역인 서울 강남구청과 용산구청은 “주민과 만남의 자리를 갖기도 전에 GTX-A 노선 계획안을 확정하고 착공식을 진행한데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경기도 파주 교하지구 주민들 역시 “GTX-A 노선이 당초 하천 지하를 관통하도록 설계됐는데 최근 교하 열병합발전소와 아파트를 지나도록 변경됐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반대로 “하루 빨리 GTX를 착공하라”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GTX-B 노선이 예정된 인천의 남동ㆍ연수구에 따르면 지난 8일까지 3주 동안 주민 35만명이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참여했다.

보상금과 환기구 문제도 향후 민ㆍ관 갈등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높다. 터널에서 발생하는 먼지를 땅 위로 빼내는 24개의 환기구는 철로를 따라 1.7㎞마다 지상에 설치된다. 환기구 위치를 놓고 벌써부터 지자체와 지역 주민의 갈등이 커지는 조짐이다. 환경영향평가를 놓고도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졸속ㆍ부실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 기술 수준 높아, 공익 측면에서 접근해야”=전문가들은 기술적 부분과 정치적인 부분을 구분해서 접근하고, 공익적 측면에 방점을 두고 사회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창용 한국지반공학회 박사는 “교통체증 해소 등 GTX가 처음 도입된 공익적 목적의 취지에 대해 먼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갈등 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고, 주민들도 근거없는 불안감이나 무조건 싫다는 태도는 지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시공사의 도덕성과 정부의 면밀한 감시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하수 보전 등 기술적인 보완을 주문하는 전문가도 있다. 김상환 호서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대심도 터널 굴착과 관련 지하수보전기술과 부유분진 등 오염원 제거 기술 등이 적극 활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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