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스타벅스 브랜드 책임감이 MD상품 대박 비결”
뉴스종합| 2019-04-23 11:12
 홍석규 팀장에 들어보니…
 소비자 취향 맞춤공략 年 20% 성장
 텀블러 ‘체리블라썸’ 역대 최고 판매
“주위 즐겨쓰는 모습 보면 보람 느껴”


지난 10일 서울 중구 소공동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홍석규 카테고리 MD 팀장이 봄 시즌 상품인 ‘체리블라썸’ 텀블러를 선보이고 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제공]

스타벅스 매장은 계절 변화를 가장 먼저 느끼게 하는 공간 중 하나다. 계절마다 출시되는 한정 음료 뿐 아니라 매장 한편을 채운 기획상품(MD) 덕분이다. 봄 바람이 분다 싶으면 판매대 위 머그컵에도 봄꽃이 핀다. 연말이 가까워오면 인기 상품인 플래너를 받기 위해 적립 스티커를 경쟁하듯 모으는 풍경이 펼쳐진다. 계절을 넘어 광복절, 한글날 등에 출시되는 MD는 그저 지나치기 쉬운 경축일 의미를 더욱 풍성하게 한다. 다양한 MD를 랜덤 구성한 ‘럭키백’ 출시일에는 매장에 구매 행렬이 늘어선다.

이처럼 MD는 스타벅스 매출의 한 축이자 충성 고객을 불리는 전략 상품으로 성장했다. 지난 10일 서울 중구 소공동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홍석규 카테고리 MD 팀장은 “브랜드에 누가 돼선 안 된다는 책임감이 (인기상품 기획의) 원동력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판매 상품은 크게 음료, 푸드, MD 카테고리로 구분된다. MD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에서 10% 수준으로 가장 작지만, 성장률은 연 20% 수준으로 음료나 푸드보다 높다. 지난달 출시된 ‘체리블라썸’ 시리즈 판매량은 지난해 봄 시즌 상품보다 20%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새 학기에 맞춰 대학가 상권에 처음 선보인 ‘스튜던트 MD’는 한국 스타벅스에만 있는 특화 상품으로 참신한 시도라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고객들이 선호하는 타깃 상품을 출시하다보니 반응이 좋은 것 같아요. 글로벌 스타벅스 중 디자인팀이 있는 곳은 미국 본사 외엔 한국이 유일해요. 기존에 본사에서 기획한 제품만 들여올 때는 서구적이고 획일화된 디자인이 우리나라 고객 감성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죠. 2013년 팀을 신설하면서 지금은 전체 상품의 80% 정도를 국내에서 디자인해요. 다른 국가 스타벅스가 벤치마킹한 경우도 있죠.”

디자인팀 신설 당시 미국 본사의 반대도 있었다. 자칫 스타벅스 브랜드 이미지와 배치되는 상품이 나올 우려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석구 전 대표의 의지에 따라 추진됐다. 결과적으로 국내 고객 취향에 보다 가까운 상품을 선보이면서 MD 사업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 받는다. 최근 대표직을 이어받은 송호섭 대표도 MD 팀에 각별한 격려의 말을 전했다고 홍 팀장은 귀띔했다.

MD 개발에 있어 홍 팀장을 포함한 팀이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소비자 니즈와 트렌드다. 이 때문에 일년의 3분의1은 해외 출장이다. 미국 뉴욕에서 가장 트렌디한 거리로 꼽히는 첼시ㆍ소호의 유명 숍은 물론, 해외 전시회나 박람회도 닥치는대로 다닌다. 한국적인 상품을 위해 고궁이나 국립중앙박물관, 시립박물관도 종종 찾는다. 상품에 IT 기술 접목을 위해 최첨단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을 만나볼 수 있는 의료기기 박람회에 다녀오기도 했다.

MD팀의 가장 큰 고충은 정신없이 돌아가는 일정이다. 일년에 30~35차례 가량 신상품이 출시된다. 특정 매장(드라이브스루, 제주도 등) 전용 상품까지 합치면 더 많다. 한 달에 최소 두 세차례는 신상품을 내놓는다는 얘기다. 그렇다보니 벌써 내년 여름 상품 기획에 돌입했다. 동시에 발주는 내년 새해 상품을 진행 중이다. 이런 식으로 한 시즌 안에 적으면 3개, 많게는 6개 MD 업무를 동시 진행하는 것이 일상이다. 그럼에도 “주위에서 스타벅스 상품을 즐겁게 쓰는 모습에 즐거움을 느낀다”고 홍 팀장은 말했다.

“스타벅스 브랜드에 기여하는 부분에 공적으로 보람을 느낀다면, 개인적인 기쁨은 저희 아이들과 가족, 지인들이 즐겨쓰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크죠. ‘내가 기획한 상품을 가까운 사람들이 안심하고 쓰고 있구나’ 하는 것에 보람을 느껴요. 커피 관련 상품을 넘어 주방 용품과 상차림 용품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MD 라인업을 확장해나갈 계획입니다.” 

이혜미 기자/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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