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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SNS에 박노해 시 올리며 “감사했다”
뉴스종합| 2019-10-15 08:33
지난 14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정경심 교수 페이스북 캡처]

[헤럴드경제=정지은 인턴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4일 돌연 사퇴 의사를 밝힌 가운데, 조 전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가 시인 박노해 씨의 작품을 인용해 심경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정 교수는 같은 날 오후 9시쯤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그대에게, ‘우리’에게, 그리고 나에게”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이어 조 전 장관이 과거 몸담았던 남한사회주의노동자연맹(사노맹)의 동료인 박 씨의 시 ‘동그란 길로 가다’ 전문을 덧붙였다. 글 마지막에는 “감사했습니다”라며 인사말을 남겼다.

시는 ‘누구도 산정에 오래 머물 수는 없다/ 누구도 골짜기에 오래 있을 수는 없다/ 삶은 최고와 최악의 순간들을 지나/ 유장한 능선을 오르내리며 가는 것// 절정의 시간은 짧다/ 최악의 시간도 짧다// 천국의 기쁨도 짧다/ 지옥의 고통도 짧다// 긴 호흡으로 보면/ 좋을 때도 순간이고 어려울 때도 순간인 것을/ 돌아보면 좋은 게 좋은 것이 아니고/ 나쁜 게 나쁜 것이 아닌 것을/ 삶은 동그란 길을 돌아나가는 것// 그러니 담대하라/ 어떤 경우에도 너 자신을 잃지 마라/ 어떤 경우에도 인간의 위엄을 잃지 마라’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4일 오전 경기 과천 정부과천청사에서 특수부 축소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검찰 개혁안을 발표하기 위해 마이크 앞으로 향하고 있다. 조 전 장관은 같은 날 오후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혔다. [연합]

정 교수는 같은 날 오전 9시30분부터 서울중앙지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다섯 번째 검찰 소환조사를 받다가 조 전 장관의 사퇴 소식이 전해진 이후 조사 중단을 요청하고 검찰청사를 떠났다. 정 교수 측은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으로 이동했다”며 “의료진과 상의한 뒤 향후 조사 일정을 합의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같은 날 오후 2시쯤 조 전 장관은 법무부 대변인실을 통해 ‘검찰 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제목의 사퇴 입장문을 냈다. 입장문에서 조 장관은 “저는 오늘 법무부 장관직을 내려놓는다”며 “더는 제 가족 일로 (문재인)대통령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jungj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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