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겨울 남쪽 하늘 별 중에 가장 신성하게 여기는 별은 무병장수를 상징하는 카노푸스(Canopus)이다.
밝기로 치면, 인간이 죽어서 큰 개가 된다는 뜻을 품은 시리우스(Sirius)와 ‘2톱’을 이루는데, 시리우스는 겨울 남서쪽 하늘에 훤히 떠 있어 쉽게 보지만, 인간이 살아서 무병장수를 누리도록 빛을 발산한다는 카노푸스는 북반구 중위도인 우리나라의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초겨울~초봄에만 관측할 수 있다.
가장 밝은 두 별 중 카노푸스는 웰빙을, 시리우스는 웰다잉을 의미한다고 봐도 되겠다. 카노푸스 관측은 한국인으로서는 큰 행운으로 여겨진다. 관측지점은 제주 중산간 남쪽 지점의 서귀포천문과학문화관에서 중문해안절벽 꼭대기 까지로 한정되며, 계절과 시간도 정해져 있다.
여느 별과는 달리 붉은 빛을 띠는 카노푸스는 한국과 중국에서 남극노인, 노인성(老人星), 장수성으로 불렸고, 이 별이 잘 보이는 지역에서는 카노푸스를 향해 국운융성과 보국건민을 바라는 제(祭)를 올리기도 했다.
카노푸스 관측이 웰빙 여행의 한 고리가 되고 있다. 제주신라호텔은 우리나라에서는 제주 서귀포 등 한정적인 지역에서만 보이는 별인 '노인성'을 관찰할 수 있는 '별자리 관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앞서 천문과학문화관과 멀지 않은 곳에 있는 WE호텔이 카노푸스 관측지임을 국민들에게 자랑하기도 했다.
중문 해안절벽 꼭대기에 있는 제주신라호텔은 레저전문가(G.A.O, Guest Activity Organizer) 프로그램 중 하나인 ‘별자리 관측’ 프로그램에서 참여자들이 '노인성'을 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호텔 GAO는 “노인성이 뜨는 고장에서는 사람들이 그 정기를 빌어 인덕(仁德)이 생기고, 장수할 수 있다고 전해진다”고 설명한다.
이들은 밤하늘을 관측하기 쉬운 '쉬리벤치'에서 ‘노인성’을 육안으로 볼 수 있도록 설명하고 천체 망원경으로는 오리온, 시리우스 등 겨울철 대표 별자리를 관찰하는 기회를 주면서 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중문 바다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쉬리벤치‘ 인근에서 오후 8~9시 진행되는 ‘별자리 관측‘ 프로그램은 한밤 부서지는 파도소리와 함께 한다. 늦겨울에는 서귀포 지역에서 새벽시간에 관측된다고 한다. 한편 이 호텔은 카노푸스의 밝은 별빛 분위기에 맞게 빛의 일루션 마술쇼 ‘매지컬 판타지아’도 무료 공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