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사설]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기업 현장평가 새겨들어야
뉴스종합| 2020-01-17 11:35

올해 우리 경제는 입장에 따라, 무엇을 보느냐에 따라 낙관과 비관이 엉켜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신년 기자회견에서 “경제지표는 늘 긍정적인 지표와 부정적인 지표가 혼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 경제의 종합적인 성적표라고 할 수 있는 성장률만 본다면 올해는 작년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질 것이란 전망이 아직은 우세하다.

하지만 기업 현장에선 올해 경제를 낙관하기보다는 거꾸로 위기감이 팽배한 분위기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신년 사장단 회의에서 “현재의 경제 상황은 과거 우리가 극복했던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완전히 다르다. 저성장이 뉴노멀이 된 지금,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지속 성장이 아니라 기업 생존이 어려울 수 있다”며 긴장을 끌어올렸다. 우리 경제가 과거와 달리 전혀 다른 위기국면을 맞게 될 수도 있다는 경고이면서, 새해를 맞은 재계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말해준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주요 기업 109개를 대상으로 올해 경제 및 기업환경에 대한 설문한 결과를 봐도 올해 경제를 보는 기업 현장 분위기가 썩 좋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올해 경제에 대해 작년과 같거나 더 나빠질 것이란 답이 46%와 43%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좋아질 것이란 응답은 11%에 그쳤다.

이번 설문에서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기업들의 평가가 부정적이란 점이다.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만족한다는 답은 10%에 그친 반면, 만족하지 못한다는 44%나 됐다. 특히 정부 정책 중 잘하고 있는 분야에 대한 설문에 ‘없다’란 응답이 20%로 가장 많아 기업들이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남북정책이나 혁신성장 등은 그나마 잘하고 있는 분야로 꼽았지만 가장 많은 답변이 ‘잘하고 있는 게 없다’라는 것은 문제다. 기업들은 정부 정책 중 가장 못하고 있는 분야 1위로 규제정책을, 2위는 부동산과 가계대출 정책이라고 응답했다.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 중 상당수가 정부의 규제정책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부동산정책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규제혁파를 외치고 있음에도 기업들은 정부 경제정책 중 가장 잘못하고 있는 것으로 꼽고 있다는 것은 기업의 투자활성화 등을 위해서 지금보다 더 강력한 규제개혁 조치가 시급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혼선을 빚고 있는 부동산관련 정책 역시 기업들이 불신하는 정책이란 점에서 정부의 부동산정책도 인식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새겨들을 때 기업들의 경제비관론도 서서히 사라질 것이란 점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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