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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총영사관, FBI 수배 중국 군 연구원 은신처 제공했다”
뉴스종합| 2020-07-23 09:16
샌프란시스코 주재 중국 총영사관이 연구 실적에 대한 스파이 활동 혐의로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수배 선상에 오른 자국 연구원에게 은신처를 제공 중인 사실이 드러났다. 22일(현지시간) 폐쇄 명령을 받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에 게양된 중국 오성홍기의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샌프란시스코 주재 중국 총영사관이 연구 실적에 대한 스파이 활동 혐의로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수배 선상에 오른 자국 연구원에게 은신처를 제공 중인 사실이 드러났다.

미국이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을 중국 인민해방군에 의한 연구 절도의 ‘거점’이란 이유로 폐쇄 명령을 내린 가운데, 미국 내 다른 지역의 총영사관이 스파이 활동 혐의자의 피신을 도운 사실까지 알려지며 미·중 양국 간의 외교 분쟁이 더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현지시간)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중국군과 연계된 연구 절도 혐의로 수사를 받던 탕 후안 캘리포니아주립대 데이비스캠퍼스(UC 데이비스) 연구원이 지난 20일 실시된 FBI 출석 조사 직후 샌프란시스코 주재 중국 총영사관으로 들어가 현재까지 은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탕 연구원은 FBI에 자신은 중국 인민해방군과 아무런 연계가 없다고 진술했지만, 과거 인민해방군 소속 ‘제4군의대학(FMMU)’에서 근무한 현역 군인인 것으로 FBI 조사 결과 밝혀졌다. 또, FBI는 영장 발부 후 진행된 자택 수색에서 탕 연구원이 인민해방군 소속이란 증거를 찾았다.

중국이 외교 공관에 부여되는 면책 특권을 이용해 스파이 혐의를 받는 자국인을 보호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사실이 밝혀지면서 외교적 파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뉴욕에서 활동하며 중국의 지적재산권 절도 사건을 전문적으로 다뤄온 법조인인 민야오 왕은 “중국 외교 공관이 스파이 사건 피의자와 이렇게 밀접하게 연관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총영사관이 외교관 면책특권을 이용해 형사 사건 피고인을 은닉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미 연방 검찰은 해당 문제가 샌프란시스코 주재 중국 총영사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연방 검찰 관계자는 “중국이 인민해방군 소속 군 과학자들을 민간인으로 둔갑해 미국에 파견, 연구 절도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이는 사례들이 탕 연구원 이외에도 많다”며 “이번 사건이 증명하듯 미국 주재 중국 총영사관들이 미국 내 기소를 피하려는 인민해방군 소속 관계자들의 은신처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연방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중국군의 연구 절도 행위 목록에 따르면 중국군 과학자가 상부에서 미국 내 한 기관의 정보를 훔치도록 직접 지시를 받은 경우도 있었다. 또, 중국 정부가 직접 나서 미 당국의 수사 선상에 오른 군 과학자들에게 증거를 없애도록 지시했고, 그들이 미국을 떠나는 것을 도왔다는 내용도 담겼다.

22일(현지시간) 굳게 문이 닫힌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의 모습. [로이터]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스파이 은닉 증거가 드러난 샌프란시스코 주재 중국 총영사관 대신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을 폐쇄한 뒷배경에는 외교적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정치적 판단이 있었다는 해석도 있다.

포린폴리시는 익명을 요구한 국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 정보기관 업무의 대부분은 샌프란시스코·뉴욕·시카고 총영사관에 집중돼 있다”며 “당초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폐쇄를 검토했지만 중국계 미국 인구가 많은 해당 지역의 중요성과 규모 때문에 부담이 적은 휴스턴 총영사관이 폐쇄됐다”고 보도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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