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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한의 住土피아] 11% vs 14% vs 53%…진짜 서울 집값 상승률은?
뉴스종합|2020-07-25 07:01

서울 집값 변동률이 어느 정도인지를 놓고 정부와 야당, 시민단체가 설전을 벌이고 있다. 서울 성동구 아파트 밀집 지역. [연합뉴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3일 대정부 질문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집값이 11% 올랐다고 한 게 논란이다. 얼마 전인 6·17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값은 14% 올랐다고 하더니 또 말을 바꿨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걸 두고 경실련이 24일 자료를 냈다. 근거도 밝히지 못하는 통계로 국민을 기만하며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는 김현미 장관을 교체하고, 투명하고 객관적인 부동산 통계체계를 구축하라고 주장했다.

너도나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비판하고 싶은 게 많겠지만, 이번 건 아무리 생각해도 헛다리 짚었다. 정부는 늘 정부 공식 통계인 한국감정원 자료를 근거로 정책 자료를 만들었다. 김 장관이 말한 서울 집값 상승률에 대한 수치도 감정원 시세 지표가 근거다.

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2017년 5월) 이후 현재(2020년 6월)까지 아파트값은 13.8%, 아파트에 단독 다가구, 다세대 연립 등을 합한 ‘주택종합’ 가격은 11.28% 올랐다. 6·17대책을 발표할 때는 서울 ‘아파트값’이 14% 올랐다고 말했고, 이번엔 ‘주택값’이 11% 올랐다고 했다.

물론 감정원 지표가 얼마나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지에 대해선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감정원 소속 조사원들이 실거래가와 호가를 종합해 산정하는 지표로, ‘호가’ 중심의 KB국민은행이나 부동산114 시세 통계 보다는 변동률이 작게 나온다는 비판을 오래전부터 받긴 했다.

전체 평균치여서 개별 단지에 따라 체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국토부 장관이 정부 공식 통계를 활용해 집값 변동률 수치를 말한 게 문제가 될 건 없다.

감정원은 2013년 1월 이후 정부 공식 부동산 통계 기관으로 지정돼 지금까지 매월 지표를 발표했다. 그 전 정부 공식 통계는 KB국민은행이 작성했다.

사실 경실련이 산정한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이 더 작위적이다. 경실련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아파트값이 53% 올랐다고 주장했다. 강남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 내 18개 단지, 비강남 16개 단지 총 8만여가구의 시세를 부동산뱅크와 국민은행 아파트 시세 변화를 통해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엔 25개 구가 있다. 그 중 집값 상승폭이 가장 높은 강남4구에 전체 서울 집값 산정 대상의 절반 이상인 18개 단지를 넣어 산정한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을 객관적이라고 할 수 있나? 표본 설계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경실련은 늘 집주인이 멋대로 부르는 ‘호가’는 객관적인 시세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변동률이 큰 호가보다는 실거래가로 집값 변화를 봐야 객관적인 집값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이번엔 호가를 활용한 시세를 근거로 집값 변동률을 뽑았다. 상승폭이 크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통계를 입맛에 맞게 가져다 썼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제 1야당인 미래통합당도 좋게 보긴 힘들다. 통합당은 이런 경실련 자료를 언급하며 “장관은 어느 나라에 살고 있느냐”며 정부의 시장 판단을 비판했다. 평소에는 잘 쳐다보지도 않던 경실련 자료다.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제대로 세울 수 있도록 야당이나 시민단체가 감시하고 비판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제대로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지다. 스무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도 집값을 잡지 못하는 정부나, 그게 뭐든 자기 입맛에 맞는 것만 들이대며 목청을 높이는 야당 및 시민단체 모두 국민에게 밉상으로 보이긴 마찬가지다.

박일한 건설부동산부 팀장/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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