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징크스의 달’ 서학개미는 불면의 밤
뉴스종합| 2020-09-29 11:01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은 추석 연휴에도 휴식을 취하지 못할 전망이다. 최근 조정을 겪은 뉴욕 증시가 미국 대선 후보들의 첫 TV 토론회를 거쳐 ‘징크스의 달’인 10월을 맞기 때문이다. 기술주에 반등의 불씨를 지펴줄 반도체주 실적 발표, 대어들의 기업공개(IPO) 역시 서학개미들이 주목할 관전 포인트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한국의 추석 연휴 기간에도 휴장 없이 정상적으로 시장을 운영한다. 이에 해외시장에 뛰어든 서학개미들은 평소처럼 시장 대응에 여념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대형 이벤트는 29일 밤(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대선 후보들의 1차 TV 토론회다. 현재까지 여론조사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8~10%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지만, 약 1억명이 시청할 이번 토론 결과에 따라 지지율 변화가 뒤따를 수 있어서다.

77세의 고령인 바이든 후보의 정신 건강을 문제 삼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침없는 공세가 예상되며, 최근 조정세를 보이는 뉴욕 증시에 변곡점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와 처음 맞붙은 TV 토론회 다음날에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이 3% 가까이 떨어지고, 간밤 100포인트 이상 올랐던 다우지수 선물이 상승분을 반납하고 급락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게다가 미국 증시가 역사적으로 10월에 유독 변동성이 높았던 점은 투자자들의 우려를 더한다.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의 마크 헐버트 컬럼니스트는 최근 1896년 이래 10월 중 다우지수의 일중 변동률이 1.43%로 전체 평균(1.09%)을 상회한다는 통계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미국에서 50년 넘게 발간되고 있는 ‘증권 트레이더 연감’은 이런 이유로 10월을 ‘징크스의 달’로 칭하기도 했다.

최근 부진했던 기술주 투자자들은 29일로 예정된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를 주목할 만하다. D램 판매 세계 3위 업체인 마이크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에 힘입어 4분기(6~8월)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20% 증가하고 주당순이익(EPS)이 70% 폭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마이크론을 통해 최근 반도체 수급 동향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주 투자자들의 관심도 클 것으로 보인다.

IPO에 나서는 대어급 새내기 테크주들의 증시 데뷔 성적도 시장에 영향을 줄 이벤트로 거론된다. 30일에 뉴욕 증시에 상장하는 빅데이터 분석업체 팔란티르가 대표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팔란티르의 시가총액이 220억달러, 한국 돈으로 25조원을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가치가 50억달러로 평가되는 업무관리 앱 운영 스타트업 아사나도 같은 날 상장한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투자해 유명해진 클라우드업체 스노우플레이크의 경우 지난 16일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120달러)의 2배 이상 급등해 국내투자자들의 이목을 끈 바 있다. 강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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