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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구치소, 적은 교도관 때문에 과밀수용했다”
뉴스종합| 2020-12-30 09:18

 

지난 29일 오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한 수용자가 확진자 과밀수용과 서신 발송 금지 등 불만 사항을 직접 적어 취재진을 향해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채상우·김지헌 기자] 최근 동부구치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교도관 인원이 적어 구치소가 ‘과밀수용’을 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애초부터 교도소 운영 방식이 ‘방역’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얘기다.

30일 헤럴드경제와 통화한 유모(68)씨는 “기준인원이 5명인 거실(방)에 3명을 초과한 8명이 함께 들어가 생활했다”며 “당시 교도관에게 왜 기준보다 인원을 더 많이 수용하는지 문의하니, 교도관 수가 부족해 수용자들을 효율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사람들을 한꺼번에 모아서 관리한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유씨는 동부구치소가 성동구치소로부터 시설이 이전된지 4개월 만인 2017년 10월 당시 한 달 간 수감생활을 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애초부터 동부구치소는 적은 교도관 수를 이유로 기준치를 넘어서는 단체 생활을 유지했고, 감염병 전파와 관련해 취약할 수밖에 없는 운영방식을 취해왔던 것이다.

동부구치소 관계자는 “성동구치소 교도관 인력이 2017년에 동부 구치소로 넘어왔는데 인력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이전보다 관리할 공간은 훨씬 넓어졌는데, 사람 수가 부족해 한 방의 수용 인원을 초과한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유씨는 구치소 내부의 면회하기 전 대기실이 방역에 취약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내고 있던 방에서 바로 면회 온 사람을 만나러 가는 구조가 아니었다”며 “대기실에서 기다리다가 접견을 하러 갔는데, 대기실에서 다양한 방의 수감자가 나와 대화를 해 접촉할 가능성이 높았고 기다리는 시간 역시 상당히 길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최초 확진자가 나오기 전부터 이미 대기실을 통해 집단 감염이 일어날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었다는 지적이다. 동부구치소는 지난달 27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면회를 중단시킨 상태라고 밝혔다.

해가 갈수록 동부구치소는 적은 교도관 수로 인해 수감자 통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법무부에 따르면 동부구치소는 2017년 당시 교도관이 약 450명, 수감자가 약 2000명이었다. 최근에는 교도관이 516명, 수감자가 약 2400명이다. 2017년에는 교도관 1명당 수감자 약 4.4명을 관리했지만 최근에는 교도관 1명당 수감자 약 4.6명을 관리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지난 13일 기준으로 수용가능한 인원이 2070명이지만 실제 수용된 사람은 2412명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한편 동부구치소 집단감염은 3밀(밀집·밀접·밀폐) 구조도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아파트형 빌딩, 불량한 환기 시스템, 수용정원을 초과한 높은 수용밀도 등이 코로나19 집단담염의 문제로도 꼽힌다. 교도관들 사이에선 일부 수용자들이 제대로 마스크를 쓰지 않는 등 방역 관련 지시를 잘 따르지 않아 문제가 생겼다는 얘기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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