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구르미’ 효명 박보검 열공한 천석정·주합루는 문예부흥의 산실
라이프| 2021-04-21 10:21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구르미 그린 달빛’이라는 KBS드라마를 통해 21세기에 배우 박보검의 모습으로 부활했던 효명세자는 세도정치에 휘둘리는 아버지 순조를 반면교사로 여기고, 할아버지 정조대왕의 뜻을 실현해 낼 묘책을 짜기 위해 창덕궁 후원에서 열심히 공부했다.

후원의 대표전각 주합루와 인근 천석정(千石亭)은 왕실사람과 학자들이 독서를 즐기고 토론하던 곳인데, 효명세자가 학문을 연마하던 장소로 알려져 있다.

효명세자의 공부방 천석정
천석정

왕실 독서실인 천석정은 ‘비 갠 뒤의 밝은 달빛과 맑은 바람’이라는 뜻의 ‘제월광풍관(霽月光風觀)’ 이라는 편액명으로 더 잘 알려져 있기도 하다. ‘구르미 그린 달빛’이라는 효명세자 드라마 제목와 비슷한 정서다.

물론 드라마에서는 로맨스 장면이 많아 열공 묘사가 덜 했지만, 나라를 일으키고 부조리를 타파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사랑하는 사람과 일찍 결혼을 해 아들(헌종)을 두었으나 세자 책봉 이후 21세때 각혈을 하더니 급사하고 만다. 개혁을 바라지 않는 독재 세력들의 독살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창덕궁관리소(소장 류소명)는 창덕궁 후원 내 규장각·주합루 권역에 대해 왕립도서관이자 학문을 연마하는 연구소로 정조 때 문예부흥의 산실이었다고 소개했다.

창덕궁 규장각

창덕궁은 조선 시대 임금들이 자연을 감상하며 독서를 하고 심신을 수련하던 창덕궁 후원에서 일반 시민들이 독서를 즐길 수 있는 ‘후원에서 만나는 한 권의 책’ 행사를 오는 28일부터 5월 8일까지 매주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1일 2회 운영한다.

봄날 녹음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에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전각과 정자를 휴식과 독서의 장소로 제공한다. 이번에 개방하는 서향각, 희우정, 천석정은 그동안 일반인에게 공개하지 않았던 비공개 건물이지만 이번 행사의 취지를 살리고 문화재 보존을 위하여 한시·제한적으로만 개방한다.

주합루

특히, 규장각·주합루 권역은 후원에서도 높은 언덕에 위치하고 있어 이곳에 올라 내려다보는 부용지 일대 풍광은 이번 책 읽기 행사의 백미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곳은 글로벌 여행자에게 한국의 대표 풍경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서향각은 좌우에 각 5명씩만, 희우정은 2명만, 천석정은 3명만으로 장소별 규모에 따라 이용인원을 최소화한다.

서향각(書香閣)은 규장각·주합루 서쪽에 위치한 건물로 ‘책의 향기가 있는 집’이라는 뜻으로 주합루나 봉모당에 봉안된 임금의 초상화, 글, 글씨 등을 소장하고 절기에 따라 볕에 말리는 포쇄 작업을 했던 곳이다.

서향각

희우정(喜雨亭)은 ‘기쁜 비가 내렸다’라는 뜻으로 숙종때 오랜 가뭄에 기우제를 지내고 비가 내리자 숙종 임금이 기쁜 마음을 담아 ‘희우정’이라는 이름으로 고쳐 지었다.

중학생 이상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며, 참가 희망자는 티켓11번가를 통해 선착순으로 예매할 수 있다. 오는 22일 오후 2시부터 선착순으로 예매한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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