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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경제자급시대] 빠르게 붕괴하는 글로벌 의존성…자급자족·세계화 후퇴 가속화
뉴스종합| 2021-05-06 09:41
지난달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롱비치항에서 대형 컨테이너선에 실려 있는 컨테이너들을 하역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지난 4년간 전 세계적으로 가장 두드러진 지정학적 특징은 경제적 양극화나 강대국 간의 정치·군사적 갈등이 아니다. 세계 각국이 각자의 안보와 혁신 역량 보호, 국내 정세의 안정성 보장을 위해 자급자족 시스템을 강화하면서 세계화가 후퇴한 것이다.”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어페어는 최근 분석 기사를 통해 전 세계 국가들이 마주한 현실을 이처럼 풀이했다.

1980년대 후반 미소 냉전이 종식된 후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던 전 세계 국가들 간의 상호의존적 성장에 대한 믿음이 최근 빠른 속도로 무너지고 있다.

포린어페어는 지금의 시대를 가리켜 ‘신(新) 경제자급주의 시대(The New Age of Autarky)’라고 지칭했다.

‘신 경제자급주의’라 불리는 새로운 경제 구조로의 재편은 치열하게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 세계 최대 규모의 인구를 지닌 인도 등 세계 주요 강대국들을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국제 무역 체계의 약화는 ‘신냉전’으로 불리는 패권 국가 간의 경쟁으로 유발된 기존 글로벌분업체계(GVC, Global Value Chain)의 변화에 채찍질을 가하는 결정타로 작용했다.

현실 속에서 이미 미국은 자신이 주도하는 공급 체계 안에 속한 뒤 패권 경쟁국인 중국 등을 배제하도록 전 세계 국가와 기업들을 향해 ‘양자택일’ 압력을 가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는 새롭게 다가올 신 경제자급주의의 모습이 세계무역기구(WTO) 출범 전 여러 국가들에서 볼 수 있었던 ‘폐쇄경제’나 자유·공산진영 간의 교류가 완전히 차단됐던 과거의 모습과는 전혀 다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포린어페어는 “군사 기술이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첨단 기술 등과 관련된 분야에서 상대편으로 지목된 국가들을 향한 배타성을 높여가겠지만, 일상적인 품목과 관련된 부문에선 각국이 기존 글로벌 경제 구조 하에 협력·경쟁하는 이중적 구조가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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